월세전환을 위해 내놓은 뉴스테이 상품보다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정부가 우리은행 등 시중은행을 통해 3월부터 1%대 금리의 수익공유형 모기지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저금리의 함정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임대료 급등의 걱정 없이 장기간 거주가 가능해 중산층 주거안정에 도움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대출 금리가 크게 낮아져 부담이 줄어들면서 오히려 주거비 부담 경감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국민주택기금의 주택구입 자금 대출인 디딤돌 대출은 소득수준과 대출 기간에 따라 2.6~3.4%가 적용된다. 다자녀가구·생애최초구입 등 금리 우대를 적용하면 최저 2.0%까지 낮아진다.
국토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도화지구 인근 도화동 신동아파밀리에 같은 면적 아파트는 지난해 하반기 2억3000만~2억4000만원 선에 거래됐다.
한국주택금융공사 시뮬레이션 결과 연소득 5000만원 이하 무주택자가 기업형 임대 보증금과 같은 8000만원의 자본을 갖고 30년간 1억60000만원 대출 시 매달 상환 금액(원리금 균등 분할상환)은 68만원으로 나타났다. 이중 이자 부담은 23만원 선이다.
도화지구 기업형 임대 전용 84㎡의 예상 임대료는 보증금 7000만~8000만원에 월 50만원 초중반이다. 여기에 연간 최대 5% 임대료 인상이 가능해 주거비 부담은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새 아파트와 기존 아파트를 단순비교하긴 어렵지만 기업형 임대주택보다 적은 비용으로 주택 구입이 가능한 셈이다.
공유형 모기지를 이용할 경우 주거비 부담은 더욱 낮아진다. 수익공유형 모기지는 20년간 1.5%의 고정금리를 적용하고 대출 만기 시 집값 상승분의 일부를 가져가는 형태다. 도화 신동아파밀리에 같은 아파트를 수익공유형 모기지로 이용할 경우 전액을 대출로 산다고해도 월 이자 부담은 20만원 선에 불과하다.
◆기업형 임대 vs 주택시장 정상화…투트랙 정부정책 자충수?
수요자의 대출 여력이 확대되면서 아파트 매매 거래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6580건으로 2006년 조사를 실시한 이후 1월 중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지역 전세난이 계속되면서 비수기에도 주택 거래가 꾸준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토부 조사에서도 지난해 주택 매매 거래량은 100만5000여건으로 200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문제는 전셋값 상승세 역시 여전하다는 것이다. 한국감정원 통계에서 지난달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월 대비 0.37% 오르며 29개월째 상승세를 지속했다.
이에 따라 전세난을 월세전환 가속화와 매매시장 정상화 등 투트랙으로 해결하려던 정부 정책이 상충하면서 기업형 임대 정책의 실효성을 반감시킨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매매 전환은 어느 정도 종잣돈이 있어 구매력이 가능한 수요층이, 기업형 임대는 충분한 자본이 없는 자들이 대상이 될 것”이라며 “정부가 중산층의 기준을 중위 소득 50~150%로 너무 폭넓게 설정해 이들 수요층이 모두 겹친다”고 진단했다.
그는 “초저금리 시대에서 주거비 부담이 다소 높은 편이어서 공급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인기를 끌 수 있겠지만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는 수요자만 입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