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매각 공고와 함께 본격적인 M&A의 시작을 알린 금호산업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를 '제2 창업의 첫 해'로 선언하며 그룹 재건의 의지를 밝힌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올 첫 과제이기 때문이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30.1%를 보유한 최대 주주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다. 아시아나항공은 금호터미널과 아시아나개발 등의 지분 전량과 에어부산 46% 등을 보유하고 있어 금호산업이 금호아시아나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채권단은 오는 25일 오후 2시까지 인수의향서를 접수받는다. 채권단은 인수의향서 접수 후 우선매수청구권을 쥐고 있는 박 회장과 우선적으로 협상을 벌여 인수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때문에 이 과정에서 가격이 얼마나 올라가는 지가 관건이다. 현재 자금동원력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진 박 회장으로서는 입찰 과정에서 경쟁이 심화돼 금호산업의 인수가가 올라갈 경우 이를 되찾아 오기가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현재 업계에서는 금호산업의 인수 예상가를 약 6000억원 가량으로 보고 있으나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지분 등을 통해 자금을 끌어 모으더라도 1500억원 가량에 머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재 금호산업은 매각에 따른 기대감으로 지난해 12월 1만5000원도 하지 않던 주가가 3만원(1월30일 기준2만9200원)가까이 올라 한 달만에 두배로 상승했다.
박 회장은 지난달 24일 중국 왕양 부총리 초청 기업인 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금호산업 인수와 관련해 "순리대로 될 것"이라며 인수의지를 나타냈으나 "여론이 내가 인수하는 것이 안된다 본다면 안될 것"이라고 부담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박 회장이 자금 동원력이 어려운 만큼 다른 기업들과 연합전선을 구축하거나 재무적투자자(FI)와 함께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 회장이 이번 금호산업 인수건을 어떻게 성공시키느냐에 따라 현재 IBK-케이스톤 사모펀드(PEF)와 갈등을 빚고 있는 금호고속의 재 인수, 지난해 워크아웃을 졸업한 금호타이어의 지분 재매입 등의 과제에 대한 향방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박 회장은 그룹의 모태인 금호고속에 대한 인수에 대한 남다른 의지를 지속적으로 피력하고 있고, 금호타이어 역시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두번째 계열사인 만큼 인수에 성공해야 하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박 회장의 부담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박 회장이 지난달 29일 동생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측에 제기했던 아시아나항공 주식매각이행 청구소송 결과에 대해 항소를 포기하며 화해의 제스처를 취한 것도 금호산업 인수 등의 부담감이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금호타이어가 지난달 25일 임금 인상폭을 두고 갈등을 빚으며 8개월간 끌어오던 임금 단체협상안이 타결돼 박 회장으로서는 그나마 한 시름 덜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