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진순현 기자=제주를 찾는 요우커(遊客·중국인관광객) 개별관광객이 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이들을 대하는 대중교통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열악한 대중교통 환경속에서 버스기사들의 불친절, 승차거부, 운행거부 등은 여전히 고쳐지지 않는 숙제로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의 지난해 1월 발행된 ‘이야기가 있는 제주 버스 풍경’을 들여다보면 가장 많은 버스 승차 거부 사례로는 “잔돈이 없어서” “음식물 반입” 등과 버스기사 불친절 사례로는 “막말” “난폭운전” “로봇 버스기사” 등이 승객 불편사항으로 신고되고 있다.
“문 열어주세요. 크게 세 번이나 외쳤어요. 그러자 옆에 앉아있던 아주머니가 혹시 벨을 안눌러서 그러는 것 같다고 눌러보라고 해 그때 벨을 눌렀어요. 그제서야 고소하다는 듯이 문을 열어줬다” 며 “이 버스기사를 인간이 아닌 로봇인가 착각했어요”라고 사례를 통해 서민의 발이라는 버스에서 상상을 초월한 사건들이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사례들은 특히 중국인 개별관광객에서 당장 나타날 수 있는 현실이다.
중국인들은 제주에서 운전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주로 택시나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택시를 하루 종일 이용한다면 비용부담도 만만치 않다.
중국인관광가이드인 K씨(43)에 따르면 “제주는 올레길 및 주요 관광지인 경우 주로 외곽지에 위치해 있어 중국인 개별관광객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찾아가기가 어렵다” 며 “게다가 택시를 이용한다해도 서로 언어가 통하지 않아 택시로 다니는 여행 또한 선호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31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내국인 895만9400명, 외국인 332만8800명 등 모두 1228만8200명에 이른다. 이중 제주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286만명에 달한다.
특히 많아진 관광객만큼 여행 패턴도 다양해져 지난 한 해 제주를 방문한 개별관광객은 지난 2013년에 비해 24% 늘어난 678만1586명이나 된다. 이중 외국인 개별관광객 수치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중국인 관광객의 개별관광도 늘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달 한국관광공사의 중국 최대 인터넷 포털 사이트인 바이두와 공동으로 바이두 이용자의 여행 관련 검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 자유여행에 관한 검색량은 한국 단체여행 검색량의 2~3배에 달했다. 이는 개별관광으로 패턴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제주관광협회가 운행을 시작한 시티버스인 ‘황금버스’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황금버스’는 중국인들에게 부를 상징하는 황금색으로 버스 내부와 외부에 옷을 입혔다. 중국인들의 선호하는 행운의 숫자 ‘8’로 구성된 차량번호 8888이다. 중국인들을 타깃으로 하지만 내국인들도 이용할 수 있다.
‘황금버스’는 특히 중국인 관광객에 맞춰 국내 신용카드는 물론, 교통카드도 사용할 수 있다. 게다가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은련카드도 사용할 수 있다. 승차권(성인 1만2000원, 청소년 1만원)만 구입하면 이날 하루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황금버스는 또한 지역상권과 연계할 수 있는 코스로 동문시장과 서문시장, 바오젠 거리 등을 경유한다. 제주 시내 105곳과 제휴협약을 통해 지역상인과 관광객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고려했다.
즉 황금버스는 관광객의 편의와 지역상권과 연계한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 목적을 두고 있다.
하지만 백일도 안 지난 황금버스에 생채기가 나고 있다. “적자가 예상된다” 며 “해마다 지원하면서 운영할 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관광협회 관계자는 “황금버스는 지역경기 활성화와 연결시키기 위한 하나의 시책으로 출발했다” 며 “단순히 버스 이용객만 놓고 보면 안된다. 향후 제주관광이미지 제고와 중국인 개별관광객에게 제주관광 명물로 황금버스의 홍보효과는 기대 이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탁상에 앉아 제주관광의 문제가 무엇이다. 앞으로 전망은 이렇다. 논할때가 아니다. 급변하는 시대에 맞서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게 관광업계의 전반적인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