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진구가 처음으로 성인 연기에 도전했다. 영화 ‘내 심장을 쏴라’(감독 문제용·제작 주피터필름)에서 이민기(30)의 친구 역을 맡았다.
이수명(여진구)은 어릴 적 트라우마 때문에 가끔 발작을 일으킨다. 이 때문에 정신병원을 들락거리기가 일쑤. 류승민(이민기)은 자신이 미치지 않았다고 발광을 한다. 수명은 그냥 조용히 정신병원에서 지내고 싶어 하지만 어떻게든 정신병원을 나가려고 ‘지랄’을 떠는 승민에 자꾸 끌린다.
지난 23일 서울 팔판동 카페에서 여진구를 만나 인터뷰를 했다. 첫 성인 연기가 정신병을 앓고 있는 환자인 이유에 대해 물었다.
“그냥 수명이 역할이 끌렸어요. 해보고 싶었죠. 저랑 정반대인 성격을 연기해 보고 싶었어요. 처음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그게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정말 궁금했죠. 이런 캐릭터는 어떨지 알아보고 싶었고, 표현해 보고 싶어서 제가 직접 선택했습니다.”
“생각보다 어려웠죠. 주변에 분열증을 앓고 있는 환자가 없었고, 병에 대한 정보도 별로 없었죠. 주변에 물어보면 당황하시고요. 그렇다고 제가 직접 폐쇄 병동을 방문할 수도 없었어요. 비슷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작품도 없었죠. 수명은 병이 겉으로 보여지는 것보다 내면의 병이 더 중요했으니까요. 혼자 상상도 해봤지만 답이 안 나왔어요. 그래서 원작을 떠올렸죠. 원작에 등장하는 수명이 캐릭터에 많이 의지를 했어요. 그러다 저도 모르게 소설에 얽매였던 것 같아요. 새로운 모습이 없는 소설 속 캐릭터 때문에 촬영 중반 당황했어요. 영화에서 승민이가 ‘너는 네 인생에 있어 상대하는 놈이 있기는 하냐?’라는 대사가 실제로 크게 와 닿았어요. 많이 배웠던 영화로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스스로 ‘수명’이란 역할을 상대하고 있는 것인지 곱씹었다는 여진구. 문제용 감독은 여진구에게 맡겼다. 여진구에게는 처음 겪는 현장이었다. 대부분 감독이 만들어가는 과정에 참여한다는 의식이 강했던 여진구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데”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한번 해보자라는 생각이 들었고, 점점 편해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여진구는 ‘내 심장을 쏴라’에 대해 배우적인 면에서 성장시켜준 영화라고 자평했다.
어찌 보면 아역배우로서의 장점이 드러난 순간이었다. 어려서부터 현장을 경험한 여진구는 “적응시간이 좀 빠른 게 사실”이라면서 성인 연기에 대해 “자연스럽게 시간이 흐르고 세월이 지나면 스무스하게 넘어갈 것 같다. 딱히 신경을 쓰지는 않는다. 좀 더 나이가 들면 아역을 할 수 없다는 점도 생각하게 된다”고 피력했다.
하지만 누나 팬들은 여진구의 성인 연기를 기다리지 않을까?
(이 기사는 [인터뷰②] ‘내 심장을 쏴라’ 여진구 “누나들이 자꾸 오빠래요”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