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죽거리 잔혹사'와 '비열한 거리'를 잇는 유하 감독의 거리 3부작 완결편인 '강남 1970'에 등장하는 다양한 70년대 용어들이 관객들의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복부인, 반지를 돌리다, 데두리 친다 등의 부동산 은어부터 족쟁이, 대끼리, 생활을 하다, 보다, 단통 승부 등 70년대 일상과 건달 세계를 아우르는 용어들이 곳곳에 숨어있어 영화의 재미와 디테일을 더한다.
1970년대 라는 시대적 배경을 더욱 리얼하게 보여주는 이 용어들 중 복부인은 부동산 투기로 큰 이익을 꾀하는 가정부인을 속되게 이르는 말, 반지를 돌리다는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오를 경우 집을 소개시켜준 사람에게 고마움의 표현으로 돈 대신 금반지를 주는 것에서 비롯한 말로 '강남 1970'에서는 사기를 치다라는 의미로도 사용된다.
영화 속에서 김지수가 연기한 강남 복부인 민성희의 "제가 영동 쪽에 땅을 보고 있는데 같이 반지 좀 돌리죠", "서의원까지 반지 돌리셨구만?" 이라는 대사 등을 통해 용어들을 만날 수 있다.
유하 감독은 '강남 1970'을 준비하면서 부동산 업자들을 많이 만나 이야기를 듣고 특히, 70년대 강남에서 부동산을 운영했던 사람들을 수소문한 끝에 당시의 개발 상황과 부동산에 대한 정보를 취재해 영화의 리얼리티를 살리는데 힘썼다.
요즘의 관객들에게 이런 용어가 익숙하지 않고 한번에 알아들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용한 이유에 대해 유하 감독은 "진짜 도박꾼이 쓰는 용어를 영화 속의 도박꾼이 사용했을 때 그 영화가 도박에 관한 영화인 것을 알 수 있듯이 '강남 1970'은 부동산, 땅에 대한 얘기였기 때문에 소통의 어려움을 감수하더라도 드라마의 신빙성을 쌓기 위해서 사용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