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시장’ 주인공 덕수의 가게 꽃분이네 앞은 주말이면 인증사진을 찍는 관광객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양말이나 벨트를 파는 꽃분이네의 주인 신미란 씨는 “영화 촬영은 열흘에서 보름, 한달을 비워줘야 하는데 보통 상인들이 그것을 허락해 주지 않는다. 근데 나는 젊고, 재미있는 상황이라 비워주게 됐다”고 영화 촬영 당시를 설명했다.
신 씨는 “요즈음 기념사진 찍어달라는 부탁까지 들어주다 보니 정작 장사할 시간은 없다”면서 “관광객이 양말이라도 하나 사가면 우리는 떼돈을 벌겠지만 그렇지가 않다”고 했다. 매출이 오르기는 했지만 구경만 하러 오는 사람이 태반이라 실속이 없다면서 “매출은 오르지 않았는데 사진 찍으려는 사람들이 워낙 많아 줄 세우는 아르바이트생을 써야 할 지경”이라고 했다.
신 씨는 “가게 주인이 장사를 계속 하려면 권리금 5000만원을 달라더라. 비싼 임대료를 내고 있었는데 권리금까지 요구하니 나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주변 상인들은 “사람들이 너무 많이 와서 정작 시장에서 뭘 사려고 하는 사람은 발길을 돌리기도 한다”고 했다.
신 씨는 “이렇게 사람이 몰릴 줄도, 주변에 이렇게 피해가 될지도 몰랐다. 다 같이 상생할 줄 알았다”며 눈물을 흘렸다.
한달 사이 국제시장을 찾는 사람이 10배 가까이 늘어나면서 꽃분이네뿐 아니라 다른 상가의 임대료도 들썩이고 있다.
신 씨는 “사는 게 참 웃기다. 다들 기회라고 생각했는데 기회가 기회가 아니게 돼버렸다”며 씁쓸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