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만과 편견' 최진혁, 그의 얼굴에서 팔색조 매력이 보인다

2015-01-26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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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레드브릭하우스]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배우 최진혁(28)에게 MBC '구가의 서'(2013)는 7여 년의 무명시절을 청산하게 만들어준 소중한 작품이었다. '천년 악귀' 구월령 캐릭터를 만나 그동안의 설움을 완벽하게 털어냈고, 드라마가 끝난 뒤에는 그간의 시간을 보상받겠다는 듯 쉼 없이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SBS '상속자들'(2013)에서는 전현주(임주은)와의 신분 차이로 끝내 사랑을 이루지 못하는 김원으로 분했고, tvN '응급남녀'(2014)에서는 원수 같은 전 부인 오진희(송지효)와 병원 응급실에서 늦깎이 인턴으로 다시 만나 펼치는 로맨틱 코미디를 선보였다. MBC '운명처럼 널 사랑해'(2014) 속 김미영(장나라)의 키다리아저씨 다니엘은 어느새 누아르 영화 '신의 한 수'(2014)에서 젠틀한 건달로 변해있었다. 안방극장부터 스크린까지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는 마음으로 최진혁은 그저 묵묵히, 열심히 달렸다.
그리고 지난 13일 종영한 '오만과 편견'(극본 이현주·연출 김진민)을 통해 최진혁은 3개월을 수석검사 구동치로 살았다. 구동치는 윗선의 압력과 목숨의 위협에도 뜻을 굽히지 않는 강단 있는 검사이면서 수습검사 한열무(백진희)와의 사랑도 놓치지 않는 매력 넘치는 캐릭터였다. 하지만 정작 최진혁에게는 쉽지 않은 순간순간이었다.
 

[사진제공=레드브릭하우스]


지난 20일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최진혁은 작품을 끝난 소감으로 "정말 어려웠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애를 많이 먹었어요, 좋은 뜻으로요. '오만과 편견'을 통해 고민도 많이 하고, 배우로 할 수 있는 걸 기분 좋게 해본 것 같습니다. 어려워서 머리를 싸매고 연기했어요. 동치의 성격이 밝을 땐 한없이 밝다가 장난칠 때는 또 껄렁거리고, 진지할 때는 진지하고…. 검사다운 카리스마도 필요했고요. 연기로 풀어야 하는 부분이 많았어요. 이야기가 어렵고 무거워지니까 그 부분을 모두 연기로 채워야 했죠. 고민도 많이 하고, 행동 하나하나를 신경 써서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최진혁은 '오만과 편견'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마다 "정말 힘들었다"는 말로 시작했다. 하지만 결론은 "연기 인생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 작품"이라는 것이었다.

"그 전에는 보지 못했던 것들을 많이 배우게 됐어요. 김진민 감독님은 카메라 기법이나 음악 효과를 통해 연기를 살려주는 게 아니라 '날 것' 그대로의 연출 스타일을 좋아하세요. 우리가 진심으로 집중하고 연기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셨죠."

"최민수 선배님의 연기 코칭은 어떤 걸 딱 집어서 말하기 어려울 정도예요. 배우들이 작품에 임하는 자세부터 하나하나 알려주셨죠. 촬영이 없는 날에도 문희만 캐릭터로 완벽하게 변신한 모습을 보고 많이 배웠습니다."
 

[사진제공=레드브릭하우스]


'구가의 서' 이후 최진혁은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서 배우의 매력을 한껏 드러냈다. 캐릭터나 분위기는 조금씩 달랐지만, 그때마다 대중은 최진혁의 연기를 인정했고, 최진혁 스스로에게는 연기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는 시간이었다.

2013년 '구가의 서' 이후 만 2년이 안 되는 지금까지 드라마만 다섯 편을 끝낸 최진혁은 "일이 없을 때는 기회가 없어서 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작품이 끝날 때 쯤 이어서 새로운 작품이 들어오니 하고 싶은 게 생기면 곧바로 다시 시작하게 되더라. 어느 순간 1년에 3~4개씩 하는 걸 보니 나도 모르게 일 욕심이 많이 생긴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끊임없이 캐스팅 제의가 들어오는 데에는 분명 그만의 강점이 있을 터. 배우로서의 매력을 묻자 최진혁은 부끄러운 듯 "내 얼굴에 다양한 모습이 있다. 오른쪽 왼쪽의 느낌이 다르고, 표정에 따라 분위기가 전혀 달라진다. 배우하기에는 도움되는 점이 아닐까 싶다"고 수줍게 말했다.

최진혁은 해외 팬미팅을 소화하고 오는 3월쯤 입대할 예정이다. "군대를 일찍 다녀왔어야 했는데 지금도 계속 후회된다. 어쩌다 보니 이렇게 늦게 가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이내 "제대 후에는 아무래도 지금과는 많이 달라지지 않을까. 군대에 가서 연기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지금보다 훨씬 좋은 연기로 돌아올 것 같다"고 자신했다.

'진짜 사나이'가 되어 돌아올 최진혁. 공백은 아쉽지만, 2년 후 더 나은 모습으로 돌아올 그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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