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도 외국인도 삼성SDSㆍ글로비스 '팔자'

2015-01-22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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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외국인ㆍ기관이 모두 삼성SDS와 현대글로비스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 삼성ㆍ현대차그룹 지배구조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이름을 올리며 시세를 분출해 온 두 회사 주가가 정점을 찍은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SDS와 현대글로비스는 올해 들어 이날까지 각각 외국인 순매도 상위종목 가운데 2위(-1145억원)와 6위(-833억원)를 기록하고 있다. 기관도 마찬가지다. 삼성SDSㆍ현대글로비스는 기관에서 많이 판 종목 가운데 각각 6위(-1029억원), 4위(-1248억원)를 차지했다.

두 회사는 모두 대주주 지분 매각 가능성이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자금으로 삼성SDS와 현대글로비스 지분이 쓰일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삼성SDS는 애초 기업가치에 비해 주가가 지나치게 올랐다는 말도 일각에서 나온다. 성장성에 대해서도 보수적인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최근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ㆍ정의선 부회장 부자가 지분(13.4%)을 매각하려다 실패했던 게 악재가 됐다. 매각이 불발되기는 했지만, 언제든지 다시 추진될 수 있다는 점이 계속 발목을 잡는 모습이다.

물론 기관이나 외국인이 주식을 매도하는 데 대해 이런 이유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다른 삼성ㆍ현대차그룹주, 여타 재벌 상장사에 대해서도 대형주 중심으로 매물이 나오기는 마찬가지다.

외국인ㆍ기관이 올해 들어 나란히 팔고 있는 종목은 총 4개로 기아차와 현대중공업도 여기에 포함된다. 기아차는 유가하락 여파로 러시아 루블화 약세가 이어져 러시아 관련 손실이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실적부진 지속으로 경영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아직 크지 않다.

유가증권시장 전체로 보면 외국인ㆍ기관은 올해 들어 각각 7220억원, 8563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2013년 말 기준 우리 증시 시가총액에서 약 35%를, 기관은 17%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50% 이상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ㆍ기관이 팔고 있는 종목은 대부분 대형주다. 차익실현 매물도 있겠으나 우리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낮다는 이유도 작용하고 있다.

외국인이 올해 들어 가장 많이 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로 총 6501억원어치를 팔았다. 기관은 현대차를 2146억원어치 팔아치우며 매도 1위 종목에 올렸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시가총액 202조9785억원, 37조64억원으로 코스피 시총 1위와 2위를 나란히 차지하고 있는 대장주다.

아직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대형주가 저점을 지나고 있다는 시각도 없지는 않다. 코스피 대형주지수는 이날까지 4거래일만 보면 1.59%(29.42포인트) 반등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제상황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졌고, 이미 악재가 주가에 선반영됐다"며 "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이나 중국 인민은행발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동성 유입에 따른 수급개선으로 대형주가 반등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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