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지난해 11월 중간선거 패배로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 장악하게 되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레임덕’에 빠질 것이라는 전문가 예상이 빗나갔다. 고정 지지층 마저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는 임기 3년차 박근혜 대통령과는 크게 대비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21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이틀간 국정 로드쇼에 나섰다. 국민과 직접 만나 하루전 연두교서 연설에서 제시한 ‘중산층 끌어안기’와 ‘부자 증세’ 구상을 밝히고 광범위한 지지를 이끌어내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여소야대 정국에도 불구하고 높은 지지율에 근거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정국을 주도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로드쇼에 이어 앞으로 주례 라디오 연설,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자신의 후반기 국정구상을 최대한 전파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하루 전 국정 연설에서 남은 2년의 임기 동안 추진하게 될 내정·외교 정책을 힘있고 강력한 어조로 제시했다. 그는 “나는 더 이상 나설 선거가 없다”면서 남은 임기동안 야당 눈치를 보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고, “나는 두 번 다 이겼다”는 연설문 초안에 없었던 애드립으로 자신감을 보였다.
미국 언론은 이러한 오바마 대통령의 모습은 19일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20개월 만에 50%의 지지율이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높은 지지율은 경제 회복이 주된 요인으로 꼽혔다. ABC방송은 2017년 1월에 임기가 종료되는 오바마 대통령은 남은 2년 동안 자신의 정치적 유산(Legacy)을 남기기 위해 추진력을 발휘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산층 끌어안기 외에도 테러와의 전쟁에 전력을 다할 것을 약속하면서 초당적 협력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또 의료보험제도개혁(오바마 케어)와 이민제도개혁을 후퇴시키는 법안에는 거부권을 발동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비해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2주 연속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22일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서는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33.2%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20~21일 실시됐다. 이는 20일 조사에서 나타난 35%보다 떨어져 30%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의 '불통'으로 표현되는 국정운영 스타일과 함께 신년 기자회견에 대한 실망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수첩 논란 등 공직기강 해이가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에는 담배값 인상, 연말정산 등 세금폭탄이 이슈가 되면서 박 대통령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50대 마저 등을 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레임덕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여당이 추진하는 공무원연급 개혁 등 국정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잃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