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 본격적으로 시작된 재건축 이주 수요로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 상승폭이 더 커졌다.
특히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이주 움직임에 주변 재건축 아파트 전셋값이 크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전주 0.14%에 비해 상승폭이 커진 것으로, 재건축 이주 수요가 인근 재건축 아파트에 집중된 결과다.
강남4(강남‧서초‧송파‧강동) 재건축 아파트의 평균 전세가격은 3억7392만원으로 일반 아파트 5억2096만원에 비해 1억4704만원 낮다. 이주 대상 재건축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세입자들은 일반 아파트의 전셋값을 감당할 수 없어 인근 재건축 아파트나 다세대‧연립주택으로 옮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자치구별로는 △강동구(0.76%) △금천구(0.37%) △강서구(0.31%) △강남구(0.30%) △중랑구(0.25%) △송파구(0.24%) 순으로 올랐다.
강동구는 고덕주공2‧4단지 재건축 이주로 인해 인접한 상일동 고덕주공5‧6‧7단지가 500만~1000만원 상승했다. 둔촌동 둔촌주공4단지도 1000만~2000만원 오른 시세를 형성했다.
금천구는 전세매물이 나오지 않으면서 가격 강세가 이어졌다. 독산동 한신이 1500만~2000만원 올랐다.
강서구 역시 전세매물이 부족해 매물이 나오면 바로 거래되고 있다. 마곡동 마곡엠밸리14단지, 화곡동 강서힐스테이트가 1000만~2500만원 오른 가격에 거래됐다.
강남구는 막바지 학군 수요가 몰리면서 역삼동, 도곡동을 중심으로 가격이 올랐다. 역삼동 테헤란아이파크와 동부센트레빌은 2000~5000만원, 도곡동 역삼럭키와 한심MBC는 2000만~3000만원 상승했다.
같은 기간 신도시의 0.03%, 경기‧인천(신도시 제외)은 0.06% 전세가격이 올랐다.
신도시는 전세 대기 수요까지 있지만 매물이 나오지 않아 강추위에도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역별로는 △평촌(0.07%) △광교(0.06%) △분당(0.06%) △김포한강(0.05%) 순으로 상승했다.
평촌은 호계동, 관양동을 중심으로 신혼부부의 수요가 꾸준하지만 전세매물이 없다. 관양동 한가람두산과 한가람세경, 호계동 무궁화금호가 500만~1000만원 오른 시세를 형성했다.
광교는 재계약이 많아 전세매물 자체가 나오지 않으면서 원천동 광교호반베르디움(A18)이 1000만원 올랐다.
경기‧인천은 △인천(0.15%) △용인(0.10%) △수원(0.09%) △김포(0.05%) △남양주(0.05%) △시흥(0.04%) △고양(0.03%) 등이 상승했다.
인천은 송도경제자유구역 내 아파트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편의시설이 계속해서 확충되고 있는 데다 대기업 이전에 학군 수요까지 몰리면서 크게 올랐다. 송도동 송도더샵퍼스트월드, 송도더샵하버뷰13단지, 송도해모로가 1000만~1500만원 오른 가격에 거래됐다.
용인은 서울이나 분당에서 전세 아파트를 찾지 못한 수요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으나, 지역 내 수요도 소화하기 힘들 정도로 전세매물이 귀하다. 풍덕천동 수지신정마을1단지와 영덕동 흥덕마을13단지경남아너스빌이 500만~1500만원 올랐다.
서성권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정부는 주택시장 활성화에 치중한 나머지 재건축 아파트 이주로 시작된 임차인의 주거 안정을 소홀히 하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