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배럴당 49달러로 하락시 성장률 0.2%p↑

2015-01-07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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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연구기관 "한국경제에 긍정적 효과…유가하락 따른 물가구조 개혁 필요"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주요 국책연구원들이 유가가 연평균 배럴당 49달러까지 하락하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0.2%포인트 정도 올라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산업연구원, 금융연구원, 에너지경제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 5개 국책연구원은 7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발표한 '유가하락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국제 유가 하락이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가가 하락세 진정으로 연간 배럴당 60달러대 초반에 머무는 가운데 세계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한다고 가정할 경우는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0.1%포인트 상승하고 물가 상승률은 0.1%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경상수지는 52억5000만달러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원유 공급과잉이 확대되고 세계경제 성장세가 위축돼 유가가 연평균 배럴당 49달러까지 추가 하락하는 경우에는 경제성장률 0.2%포인트 상승, 물가상승률 0.4%포인트 하락, 경상수지 102억1000만달러 증가 등 영향이 확대될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공급 감소 충격이 발생해 유가가 배럴당 84달러까지 회복될 경우 경제성장률은 0.2%포인트 떨어지고 물가상승률은 0.2%포인트 올라가는 한편 경상수지도 60억5000만달러 줄겠지만 이 시나리오의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2000년대 국제유가 추이를 실증 분석한 결과 유가가 공급측 요인만으로 10% 하락하는 경우 경제성장률과 소득은 각각 0.2%포인트와 0.3%포인트 상승하지만 공급측 요인뿐 아니라 세계경제 성장 둔화라는 수요측 요인이 발생해 유가가 떨어질 때에는 성장률 0.02%포인트, 소득 0.2%포인트 각각 상승해 영향이 축소될 것으로 분석했다.

유가가 10% 하락할 경우 경제 전체의 구매력은 9조5000억원(GDP 대비 0.76%) 가량 증가하는데, 증가분의 54.8%인 5조2000억원이 가계에, 17.8%인 1조7000억원이 정부에 돌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 구매력 상승은 고소득층보다는 저소득층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돼 소비 활성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유가 하락이 한국 경제 전반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부정적 요인도 배제할 수 없다며 유가 하락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극대화하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유가 하락이 기업의 수익성만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가계의 소비 증가로 이어져야 경기회복세가 보다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KDI는 이를 위해 유가 하락에 따른 생산비용 하락이 소비자 가격에 가능한 빨리 반영되도록 소비자 정보제공 확대, 농축산물·석유·통신 유통구조 개선, 유가하락 효과 공공요금 적기 반영 등 물가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부가 지난해 마련한 소비 및 투자 등 내수활성화 대책을 계속 추진해 유가하락의 효과가 확산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저유가가 장기화하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경우 장기적 시야를 갖고 저비용화가 가능한 차세대 신재생에너지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KDI는 밝혔다.

아울러 산유국과 신흥국의 경제·시장 불안이 국제금융시장 불확실성을 키워서 자본 유출입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관계장관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유가하락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우리 경제에는 큰 호재임이 분명하다"며 "유가하락이 실질소득 증대와 내수활성화 통해 경제활력회복을 견인할 수 있는 계기로 적극 활용될 수 있도록 모든 부처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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