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김원대 거래소 부이사장 "모든 새내기주 액면분할 유도"

2014-12-29 10:19
  • 글자크기 설정

김원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부이사장)이 29일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 "새로 상장하는 모든 기업에 액면분할을 유도할 방침입니다."

김원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부이사장)은 29일 아주경제와 만나 "올해 유가증권시장에 신규 상장한 모든 기업이 액면분할을 했다"며 "내년에도 제일모직처럼 저액면 상장기업이 나오도록 사회적인 분위기 조성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준 주가가 낮으면 기관이나 외국인은 물론 개인도 자유롭게 거래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유동성이 높아지고 시장 역동성도 살아난다"며 "액면분할은 가계소득을 늘리기 위해 배당확대를 유도하는 정부 정책과도 맞물려 있다"고 말했다.

◆케이톱30ㆍ마켓메이커 적극 활용

금융위원회가 11월 말 내놓은 주식시장 발전방향에 담긴 마켓메이커(시장조성자) 제도와 한국판 다우지수로 불리는 '케이톱30'지수도 액면분할 유도에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김원대 부이사장은 "케이톱30 편입 요건에는 시가총액 외에도 적정주가나 거래량도 포함된다"며 "기업 입장에서 케이톱30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액면분할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마켓메이커 제도를 적용할 때도 액면가가 낮은 상장사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환산주가를 공개해 진짜 '황제주'도 가린다. 거래소는 내년 1월부터 체크단말기에서도 모든 종목에 대한 환산주가(액면가 5000원 기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꾼다.

김원대 부이사장은 "주가가 2배로 오르기까지 적은 시간이 드는 것은 기준 주가가 낮은 기업"이라며 "애플 같은 외국 기업이 액면분할을 자주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얼마 전 상장한 제일모직도 공모가가 5만3000원인 데 비해 주가는 며칠 만에 13만원대로 올랐다"며 "몸(액면가)이 가벼우니 상승이 빠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거래소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액면분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새내기주 올해보다 3배 늘어날 것"

새해 유가증권시장에 신규 상장하는 기업 수는 올해보다 최대 3배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에는 유가증권시장 새내기주 수가 8개(예정기업 포함), 공목액은 약 3조5000억원으로 2010년 이후 최대치를 달성했다. 2013년(6600억원)에 비해서도 5~6배 가량 늘었다.

이에 비해 유가증권시장 기업공개는 2010년 8조7000억원을 정점으로 2011년 2조9000억원, 2012년 7200억원으로 해마다 감소했었다.

김원대 부이사장은 "내년에는 상장 기업 수가 올해 보다 최대 3배 가량 많아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공모금액도 올해 수준 이상이 되도록 유치활동에 공을 들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해외기업 유치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김 부이사장은 "엔터테인먼트와 같이 한국에서 가치가 높은 업종이나 한국과 연계나 협력이 가능한 해외기업 상장에 힘을 쓸 것"이라며 "지역도 중국뿐 아니라 미국이나 다른 아시아권 국가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후강퉁 위협에 中 관련 ETNㆍETF 확대

실시 2개월차인 후강퉁(상하이 증권거래소와 홍콩 거래소 간 교차거래)에 대한 대응도 이뤄지고 있다. 거래소는 우량기업 상장 및 중국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 확대로 국내 증시에서 투자자 이탈을 줄인다는 계획인다.

김원대 부이사장은 "중국의 자본시장 자유화는 더 확대될 전망"이라며 "중국 정부가 올해 상하이와 홍콩 거래소의 교차매매를 허용한 데 이어 내년에는 심천까지 범위를 확대하고, 1일 거래한도도 폐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기업의 배당수익률은 3.3%로 국내 기업(1.1%)보다 3배 가량 높기 때문에 개인투자자의 이탈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우량 고가주의 액면분할을 통해 개인투자자의 참여를 늘리고, 투자수익과 배당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상하이와 심천거래소에 상장된 기업이나 중국 지수를 대상으로 하는 ETF나 ETN도 늘어난다. 굳이 국내 투자자가 중국 기업에 직접 투자할 필요가 없게 된다는 얘기다. 투자 전략은 전문가인 증권사나 자산운용사에 맡기고 투자자는 선택만 하면 되는 식이다.

실제 후강퉁 시행 이후 1개월 동안 국내시장에 상장된 상하이A주 ETF(5개)를 보면 수익률이 3배 가까이 상승했다. 평균 수익률은 후강퉁 시행(11월17일) 1개월 전 11.0%에서 28.6%로 높아졌다.

김원대 부이사장은 "중국 개별주식에 접근이 어려운 투자자에게 국내 ETF시장을 통해 중국본토시장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중국 본토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섹터 및 우량 기업 바스켓, 채권형, 파생형 ETF·ETN 상품을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