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인하대학교 교수들이 ‘땅콩 회항’으로 물의를 일으킨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이사회 퇴출을 요구하며 족벌경영을 전면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인하대 교수회는 지난 22일 ‘새 총장 선임에 즈음한 교수회의 입장’이란 성명서를 발표하고 “재단 이사장 자녀의 부적절한 언행이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으며 대학 재단 이사장의 직계 자녀는 이사회에서 배제돼야 한다”며 이사회 퇴출을 요구했다.
이어 교수회는 “총장 유고 사태는 우리 학원에 쌓인 적폐의 일단이 드러난 것”이라며 “재단과 모기업인 대한항공은 물론 우리 대학의 운영 방식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지 않으면 안 될 시점에 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인하대 총장직은 3대째 연이어 파행적으로 유지돼 왔다. 홍승용 11대 총장은 2008년 이사회에 참석한 뒤 돌연 퇴진했다. 이사회에서 조현아 이사가 교수 임용과 관련해 홍 총장에게 막말을 하며 서류를 던진 직후라는 증언이 나왔다. 이후 이본수 12대 총장과 박춘배 13대 총장 역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퇴진했다. 이들 역시 이사진과 관계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춘배 13대 총장은 공교롭게도 미국 뉴욕 공항에서 땅콩 회항 사건이 발생한 지난 8일 돌연 사직서를 냈다.
교수회는 “새 총장은 투명하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인하대 구성원들의 뜻을 담아 선임돼야 한다”며 △이사장과 특정 학연으로 연관된 인사를 배제할 것 △새 총장에게 자율적인 학교 경영권을 부여할 것 △학교 구성원인 교수·학생·교직원·동문들의 의사를 대폭 반영할 것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