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는 1등만 뽑는 시상식이 또 다시 가요계에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피하고자 전략적 방법을 택했다. 음원 다운로드 횟수, 앨범 판매량, SNS 조회수 부문을 합산해 객관성을 살리고자 했고, 대상이라는 개념을 '올해의 음원상', '앨범상'으로 순화했다. 서태지 신곡, 고(故) 신해철 유작 최초 공개와 같은 뜻깊은 무대로 질을 높이고자 했으며 다양한 조합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볼거리에도 신경 썼다. 진행에도 2PM 닉쿤, 씨엔블루 정용화, 인피니트 엘, B1A4 바로, 위너 송민호로 결성된 럭키보이즈와 배우 송지효를 선정해 특별함을 더했다.
그러나 지난 2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막을 연 '가요대전'은 시작 30분도 안 돼 공연 중 잡음이 흘러나오는 방송사고를 냈다. 정체를 알기 어려운 장면도 여러 번 카메라에 잡혔다.
유려해야 하는 진행자의 말은 거칠기만 했다. '2014'를 '2013'으로 읽는 송지효의 과실이나 부정확한 닉쿤의 한국어 발음은 집중도를 떨어트렸다. 특히 송민호의 '대한민국 열도' 발언은 개념 논란으로까지 불거졌다. 반도인 우리나라를 두고 일본 열도를 연상시켜 시청자의 심기를 건드린 것이다.
'시상'은 한 해 가요계를 빛냈던 스타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숨겨진 가수를 재발견하는 데 의미가 있다. 그러나 SBS '가요대전'은 잇따른 실수로 부활의 의미조차 평가하지 못한 채 퇴색됐다. 지난 17일 열린 제35회 청룡영화상에서 배우 천우희가 영화 '한공주'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것에 대해 대중이 보낸 박수갈채와 비교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