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원전도면 또 유출…크리스마스 대란 이어지나

2014-12-2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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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한국수력원자력의 원전 도면 일부를 포함한 내부 자료가 연이어 인터넷에 유출되면서 허술한 보안 관리 시스템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특히 오는 크리스마스까지 고리·월성 원전 가동이 중단되지 않을 경우 추가 유출에 대한 협박도 제기되고 있어 국민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한수원 문서 유출을 주도한 것으로 추정되는 한 SNS 사용자는 21일 새벽 1시30분께 트위터에 고리 2호기와 월성 1호기 내부자료와 원전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램 등 4개의 압축파일을 공개했다.

한수원 내부 자료가 인터넷에 공개된 것은 지난 15일 이후 이번이 네 번째로, 공개한 자료에는 고리 2호기와 월성 1호기 내부 문서 및 원전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램과 매뉴얼 등이 담겼다.

자신을 ‘원전반대그룹 회장’이라고 지칭한 이 SNS 사용자는 한수원을 향해 고리·월성 원전 가동을 강하게 질타하면서 "아직 공개되지 않은 자료 10여만 장도 전부 세상에 공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성탄절부터 고리 1,3호기와 월성 2호기 가동 중단 조치를 취하라고 거듭 요구했다. 이어 크리스마스에 원전이 중단되는 게 안보이면 자료 전부를 공개하고 2차 파괴를 실행할 수 밖에 없다며, 한수원과 원전에 대한 또 다른 공격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한수원은 "추가로 공개된 자료는 기밀문서가 아니며, 기존에 공개된 자료와 비슷한 수준의 일반 기술자료로 원전안전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수원은 현재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해 사이버공격 경계 태세를 강화하는 동시에, 정부기관과 긴밀히 공조해 원전자료 유출의 전모를 파악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무부처인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20일 긴급점검회의를 주재한 데 이어, 한전과 발전5개사, 가스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 사장단을 소집해 사이버보안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정부의 대응에도 불구하고, 보안 전문가들은 원전에 대한 사이버공격 가능성이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실제 한수원과 산업부가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도 수사에 착수했지만 도면 유출 사실 여부만 확인한 상태다.

무엇보다 국민 안전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원전의 도면 등 내부 자료가 연일 인터넷에 올라오는 상황에서, 정부와 한수원은 어떤 경로로 자료가 유출됐는지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한수원이 지난 9일 PC의 하드디스크를 파괴하는 악성코드 공격을 받았다는 점에서도 발전설비 등 에너지관련 기간시설 자료가 더 유출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어떠한 행위에도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며 "정부가 조속하고 신뢰 가능한 조치를 취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개인정보 정부합동수사단(단장 이정수 부장검사)은 한수원의 원전 도면 유출 경로를 따라가며 범인 찾기에 주력하고 있다. 합수단은 범인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IP의 위치가 지방의 한 도시로 파악되자 현장에 수사관을 급파했으며, 자료가 유출된 고리·월성 원전에도 수사관을 보내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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