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한국전쟁에 '중국인민지원군 사령관'으로 참전했던 펑더화이(彭德懷)가 중국에서 드라마를 통해 재조명을 받는다.
중국 인터넷 포털인 텅쉰(騰迅)은 '펑더화이 원수'라는 드라마 제작팀이 오는 20일 인민대회당에서 언론 설명회를 열고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16일 보도했다. 특히 펑더화이의 일생을 40편으로 다루는 이 드라마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겸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의 승인을 얻어 제작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로써 '전쟁 영웅'에서 '반당 분자'로 낙인돼 숙청되는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왔던 그의 일대기가 일반인에게 소개되고 공적도 재평가를 받게 될 전망이다.
펑더화이는 중국 공산당에 입당한 뒤 마오쩌둥(毛澤東)을 따라 '대장정'(大長征)에 나서 많은 공을 세워 국방장관까지 올랐다. 하지만 '대약진운동'을 비판하다가 마오쩌둥으로부터 철저한 버림을 받았다.
펑더화이는 1974년 생을 마감할 때까지 명예를 회복하지 못했으나, 마오쩌둥이 사망하고 문화혁명을 주도했던 '4인방'이 몰락한 뒤 덩샤오핑(鄧小平)에 의해 복권됐다. 중국은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폭격을 맞아 끊어진 단둥(丹東)의 압록강 단교(斷橋) 부근에 펑더화이의 조각상을 세우기도 했다.
시 주석이 이번에 그의 일생에 대한 재조명에 힘을 실어준 것은 시 주석의 부친 시중쉰(習仲勳)과 펑더화이의 인연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공산당과 국민당 간 '국공내전' 당시 펑더화이가 서북군사령관을 지낼 때 시중쉰은 부정치위원을 지낸 바 있다.
시 주석은 2011년 3월 펑더화이 고향집을 찾아 "대단히 존경할 만한 인물"이라고 그를 평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제작되는 드라마는 내년 9월 18일부터 중국중앙(CC)TV를 통해 방영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