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증권정보업체 제로인에 따르면 커머더티형 서부텍사스산원유(WTI) 현물은 12일까지 6개월 만에 42.6%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했다. 3개월ㆍ1개월 수익률도 각각 -35.5%, -22.86%로 집계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 타이거 원유선물 특별자산상장지수' 펀드는 6개월 동안 38.9% 손실을 냈다. 3개월 및 1개월 수익률은 각각 -32.1%, -21.1%다. 삼성자산운용 '삼성 WTI 원유 특별자산1(A)'펀드도 마찬가지다. 6개월 만에 약 48%에 이르는 손실이 발생했다.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DLS도 마찬가지다.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 자료를 보면 유가 하락으로 원금 손실 가능성이 발생한 DLS는 최근 약 120종에 달한다. 발행 잔액도 2100억원에 맞먹는다.
60 달러대가 이미 무너진 유가가 50 달러 초반까지 떨어진다면 385개 DLS(7575억원)가 원금손실 조건에 이르게 된다. 브렌트유 DLS가 173종(4191억원), WTI DLS 177종(2880억원), 둘 다 투자하는 DLS는 35종(503억원)이 해당된다.
유가는 내년 전망도 밝지 않다. 중동지역 주요 산유국은 유가 하락을 용인하겠다는 신호를 내놓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최근 유가가 40 달러대로 떨어져도 현재 생산량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가는 11월 OPEC 회원국이 모여 산유 쿼터를 동결하기로 결정한 이후에만 약 20% 하락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글로벌 에너지 수요 예상치를 하향 조정한 것도 유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IEA는 내년 전 세계 원유 수요가 하루 9330만 배럴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IEA는 최근 5개월 동안 4차례에 걸쳐 예상치를 떨어뜨렸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메릴린치와 모건스탠리는 내년 WTI 가격을 각각 50 달러, 53 달러로 점쳤다.
손재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경기둔화 우려에 따른 원유 수요 예상치 감소, 과다 공급경쟁으로 유가 반등이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글로벌 디플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증시에도 큰 악재로 작용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