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 직면한 중국 대형은행, 지준율 인하 촉구

2014-12-09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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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민은행. [사진 = 중국신문망]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의 대형 은행들이 대출확대를 통한 수익성 개선을 위해 위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에 지급준비율(지준율·RRR) 인하를 촉구하고 나섰다.

8일(현지시간) 마켓워치는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 대형 은행들이 보유 예금 대비 대출여력을 높이기 위해 인민은행에 지준율을 인하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준율은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예치해야 하는 예금액의 비율을 뜻한다. 이를 낮출 경우 그만큼 시중 은행의 자금 여력이 높아져 대출이 확대되며, 이를 통해 은행의 수익성이 제고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4대 국영은행 중 한 곳의 고위 관계자는 "얼마전 지준율 인하와 관련해 인민은행과 논의가 있었다"면서 "그 결과 지준율 인하는 피할 수 없는 일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 대형 은행들은 주요 자금조달원인 예금액 규모가 크게 줄고, 동시에 부실채권까지 급증하면서 비싼 비용으로 다른 경로로 자금을 조달하거나 대출을 줄여야하는 어려움에 직면해있다. 실제로 올해 3분기 중국 은행권의 예금규모는 전기대비 9500억위안 감소한 112조7000억위안에 그쳤다. 분기대비 예금규모가 감소한 것은 1990년대 이후 처음이다. 

게다가 지난달 인민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해 2년4개월만에 전격 단행한 '금리인하'는 은행에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내년부터 도입할 예정인 예금보험제도 또한 자금조달비용을 증가시켜 은행들의 부담을 더욱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은행들은 예금액 20%정도를 지급준비금 명목으로 중앙은행에 예치하고 있다. 즉, 예금 20%를 뺀 나머지 80%에 대한 대출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만약 이를 절반으로 줄인다면 은행들이 5000억위안에 달하는 유동성을 확보해 대출을 늘릴 수 있는 여력이 생기게 된다. 

이에 대해 인민은행은 경기둔화세가 나타나고 있기는 하지만 지준율을 추가로 인하할 경우 시중에 유동성이 과잉공급될 수 있는 데다, 부채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에서 지준율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표하고 있다. 특히, 지급준비율을 인하한다 해도 대형 은행들이 국영기업에 대한 대출만을 확대해 실제 대출이 필요한 중소기업에 충분한 자금이 돌아가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지준율 인하를 늦추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민은행은 지난 2012년 5월 대형은행에 대한 지준율 기준을 0.5%포인트 낮춘 이후 현재까지 20%의 지준율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4월 농촌 경제 금융지원 강화를 위해 농촌의 소규모 금융권에 한해서만 지준율 인하 조치를 내놨다. 하지만, 대형은행에 대해서는 지준율을 인하하는 대신 지난 9월과 10월에 1260억 달러의 단기유동성을 직접 공급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와 관련해 리안 핑 교통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민은행은 은행의 수익성 제고와 경제 회복을 위해서라도 지준율을 적정한 수준으로 인하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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