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태구·박재홍·이소현 기자 =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와 기아차 브랜드를 합쳐 중국 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 3위를 기록 중이다. 1위인 독일의 폭스바겐, 2위 미국의 GM에 이은 순위다. 생산량 기준으로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5위인 현대차그룹이 중국시장에서는 더 높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현대차는 베이징기차와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차로 베이징에 1~3공장을 가동 중에 있고, 기아차는 둥펑위에다와 합작법인인 둥펑위에다기아가 장쑤성 옌청에 1~3공장을 가동 중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은 중국 시장 진출이었지만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의 성장세는 무서웠다.
현대차는 그 해 생산된 쏘나타를 시작으로 공격적으로 생산량을 늘려갔다. 2004년 5월 중국시장에 진출한 완성차 업체 중 최단기간인 1년5개월만에 10만대 생산을 돌파한 현대차는 이후 7개월 만인 그해 12월 최단기간 20만대 생산을 돌파했다.
현대차는 4년 뒤인 2008년 베이징 2공장을 준공하면서 중국 진출 6년만에 누적 판매대수 100만대를 기록했다. 그 두배인 200만대를 달성하는데에는 2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후 2012년 베이징 3공장을 준공하고 지난해 11월 누적판매 500만대를 돌파한데 이어 11개월만이자 중국 진출 12년만인 올 10월 누적판매대수 600만대를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중국 현지 연간 생산량 증가도 해가 거듭할 수록 높아졌다. 2008년 30만대에 불과했던 현대차의 중국 생산량은 2009년 2공장 증설과 함께 57만1000대로 높아졌다. 이후 2010년 70만4000대, 2011년에는 74만3000대를 기록했다. 3공장이 준공된 2012년에는 85만5000대를 생산했고, 이듬해인 2013년에는 3공장 효과로 103만1000대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연간 생산량 100만대를 넘어섰다.
현재 북경 순의구에 위치한 베이징 현대차 1~3공장은 99만평 부지에 1만5631명이 상주하며, 연간 105만대 이상의 생산량을 유지하고 있다.
기아차 역시 현대차와 함께 중국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2002년 둥펑위에다자동차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중국 승용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기아차는 같은해 11월 리오천리마(국내 판매명 프라이드)를 본격적으로 생산하면서 중국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이후 2004년 중국 제2공장 합작투자에 합의하고, 2005년 준공하면서 생산차종도 계속해서 늘려나갔다. 이어 2012년 6월 중국 3공장을 준공한 기아차는 지난해 54만7000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13.8% 성장했다.
현대·기아차의 이 같은 중국 시장 내 성장은 정몽구 회장의 발 빠르고 과감한 투자와 중국 내 관료 인맥, 이른바 '관시'를 적절히 활용한 전략이 통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와 함께 그룹 계열사들도 중국 시장에 동반 진출해 시너지 효과를 높였다. 전장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는 현대차보다 빠른 2001년 중국 강소모비스를 완공하며, 중국 시장에 한 벌 먼저 진출했고, 엔진 등 파워트레인 계열사인 현대위아는 2007년 중국엔진공장을 준공했다.
아울러 현재까지 현대다이모스·현대로템·현대엠엔소프트·현대케피코·이노션월드와이드·현대엔지니어링·현대오토에버도·현대글로비스·현대하이스코 등이 중국시장에 진출하며 영역을 넓히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이 같은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 중국 4공장 예정지였던 충칭의 공장 착공이 중국 중앙정부의 불허로 늦어지면서 부터다.
관시 효과를 톡톡히 봤던 현대차그룹이 오히려 관시에 의존한 결과가 돼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012년 야심차게 진출했던 상용차 시장에서도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 현대차의 중국 상용차 합작법인인 쓰촨현대의 지난 1~7월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4.8%나 감소한 1만9806대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