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 삼둥이에 밀린 '아빠 어디가'…폐지설이 씁쓸한 이유[안선영의 엔터생각]

2014-12-08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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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MBC]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MBC '일밤-아빠! 어디가?'(이하 '아빠 어디가') 폐지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시즌3가 방송될 것 같다는 소문은 어느새 후속 프로그램에 대한 언급으로 이어지며 폐지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일밤'을 부진에서 구원하며 2013 MBC 방송연예대상까지 거머쥔 '효자 프로그램'이 어느새 끝을 준비하고 있다.

'아빠 어디가'의 폐지는 KBS2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퍼맨')의 승승장구와 맞물리며 더욱 씁쓸하게 됐다. 육아 예능 붐을 일으킨 '아빠 어디가'가 아류작에 밀린 느낌이다.
지난해 '아빠 어디가'는 그야말로 최고의 인기를 자랑했다. 엄마 없이 아빠와 1박2일의 여행을 떠난다는 콘셉트는 육아에 서툰 아빠와 때 묻지 않은 아이의 동심이 한데 어우러지며 시청자의 웃음을 책임졌다. 프로그램에 출연한 아이들은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로 팬카페가 생겼고, 광고 촬영도 이어졌다.

하지만 지난 2월 2일 13.5%(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 자체 최고시청률을 자랑했던 '아빠 어디가'는 7일 방송분에서 6.4%의 시청률을 보였다. 반토박 수준이다. 이날 '슈퍼맨'의 시청률은 16.9%를 차지하며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고 있는 일요 예능프로그램의 1위 자리를 고수했다.

'슈퍼맨'은 방송 초반 '아빠 어디가'를 표절했다는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당시 '슈퍼맨' 강봉규 PD는 아주경제에 "'아빠 어디가'가 여행에 초점을 맞췄다면 '슈퍼맨'은 일상 생활에 초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비슷한 형식에 부성애를 자극한다는 점은 독창성을 버리고 육아 예능 인기를 등에 업으려는 속셈으로 보였다.

하지만 초반 지지부진했던 '슈퍼맨'은 어느새 아이들의 순수함을 통해 시청층을 넓혔고, 배우 송일국과 삼둥이의 활약은 리모컨을 고정시키기에 충분했다.

물론 시청률이 프로그램의 전부는 아니다. 하지만 계속되는 시청률 부진과 불화설은 '아빠 어디가'만의 힘을 잃었다고 생각하기에 충분하다. 특히 여섯 아빠와 아이들이 시골로 떠나는 콘셉트는 '슈퍼맨'의 눈치를 보느라 어느새 아빠와 아이의 개별 활동으로 변질됐다. 아이들과 함께 떠난 여행에서 더 이상 재미를 볼 수 없게 되자 '슈퍼맨'을 따라한 가족 안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 위주로 방송하기에 이르렀고, 결국 '아빠 어디가'의 색깔을 잃게 됐다.

'아빠 어디가'의 미래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아빠 어디가'의 위기, 그리고 폐지설이 아쉬운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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