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신해철 어머니 "아들 떠난 자리 커…이제는 되돌릴 수 없는 과거"

2014-12-05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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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사진공동취재단]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고 신해철이 세상을 떠난지 한달이 지난 가운데 신해철의 어머니가 아들에 대한 그리움이 묻은 자필 편지를 썼다.

스타투데이는 5일 신해철의 어머니의 자필 편지를 공개했다. A4용지 4장에 손수 꾹꾹 눌러쓴 글에는 신해철의 어머니에 대한 슬픔이 가득했다.
그는 "어찌 아들 떠난 자리가 이리도 큰가. 남들은 철이가 대단한 음악가요, 나름 세상을 열심히 살았으니 철이 노래 '날아라 병아리'처럼 아픔 없는 곳 천국에 갔을 것이라 위로한다"며 "하느님 제가 언제 대단한 아들, 훌륭한 아들을 원했습니까. 난 단지 어린 손주들과 버릴 곳 하나 없는 알토란같은 에미 옆에서 같이 떠들고 웃어줄 그냥 아들이 필요한 것뿐인데 그것이 그리도 큰 욕심인가요?"라고 써내려갔다.

이어 "하느님 이건 아닌 것 같아요. 저와 아들 순서가 바뀌었어요. 병원 침대 위에서 의식 없이 누워있는 아들에게 '주님 앞에 가거든 우리 아가들 곁으로 돌아가게 해달라고 버티고 조르라고, 절대 그냥 가지 말라'고 그리도 귀에 대고 경 읽듯 했것만"이라고 말했다.

또한 "나는 이렇게 황당한 노년생활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한 의사의 너무나도 무성의한 의료 행위가 내 인생을 송두리째 뿌리 뽑아 내동댕이쳐버린 기막힌 하루하루가, 내가 이제까지 힘겹게 살아온 날들의 대가란 말인가. 아빠가 병원에 누워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어린 손주들이 아빠의 죽음을 실감하지 못해 더 힘들지도 모른다는 의견이 모아져, 아가들 놀라지 않도록 어미가 설명하고 이해시켜서 아이들 손잡고 의식 없이 누워 있는 아빠 곁에 데리고 왔었다"고 힘든 상황을 설명했다.

신해철의 어머니는 "이제는 되돌릴 수 없는 과거가 되어버린 내 아들의 죽음을 어떻게든 받아들여 보려 애쓰고 있다. 성당에 가서 50일 매일미사를 보면서 하느님 하시는 일 나는 아직도 납득할 수 없지만 이제는 나의 남은 인생을 내 아들이 남겨놓은 두 새싹들 상처 없이 잘 클 수 있도록 남은 힘을 보태려 한다. 그래야 저 세상에서 아들 만나도 떳떳한 어미가 되리라 다짐한다"고 덧붙였다.

편지 전문은 스타투데이와 포털사이트 다음 뉴스펀딩(http://m.newsfund.media.daum.net/project/129#)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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