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대국 러시아의 고뇌... 국제유가 하락과 경제제재 '직격탄'

2014-12-03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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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경제가 6년만에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국제유가 하락과 경제제재의 타격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자원대국 러시아는 국제유가 하락과 미국·EU의 경제제재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미국·EU의 경제제재 일환으로 기업 간 공동개발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으며, 투자가 필요한 동시베리아 지역과 북극해의 유전개발에 타격을 입게 되면서 푸틴 정권을 지탱하는 ‘자원대국’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러시아산 원유 시세는 1일 배럴당 약 70달러까지 하락하면서 1월 유가 100달러 보다 약 30% 하락했다.

러시아 원유 생산의 약 60%를 차지하는 서시베리아 유전의 노후화로 인해 동시베리아와 북극해 대륙붕의 개발을 서두르고 있지만, 생산 비용이 많이 들어 배럴당 70달러를 밑돌면 신규 개발 유전에서 손실이 발생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렇게 손실이 발생하게 되면 관련 기업의 원유 생산량을 줄어든다.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향후 연간 약 5억 2500만톤의 원유 생산량을 유지할 목표를 세웠으나 민간 석유업체 루크오일(LUK oil)의 경우 4~5년 뒤에 6.6% 생산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에너지 자원 기업을 대상으로 미국·EU의 경제제재가 러시아 석유개발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는 가능성도 제기돼 갈 길 바쁜 러시아는 고뇌에 빠져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1일 러시아 석유 최대업체 로스네프치와 미국 엑손모빌 간에 북극해 대륙붕 공동 탐사를 위한 선박 임대 계약이 파기됐다고 보도했다. 엑손모빌은 지난 9월 러시아 경제제재가 발동되면서 북극해의 자원탐사 중단을 결정했으며, 로스네프치의 기술 만으로는 사실상 북극해 유전개발을 진행시키지는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서시베리아에서는 영국과 네덜란드의 합작 정유사 로얄더치셸이 러시아 국유회사와 셰일오일 공동개발을 중단했다.

영국 석유화학 업체 BP는 2020년까지 셰일오일은 러시아 원유 생산량의 7%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으며, 러시아 유전의 감소를 대체할 수 있는 자원으로 기대를 모았다.

미국·EU의 경제제재는 천연가스에도 타격을 입히고 있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1일 흑해 해저를 지나는 가스파이프라인 ‘사우스스트림’에 대해 “현재 조건에서는 계속 진행시킬 수 없다”면서 중단을 선언했다.

러시아 수출의 약 70%, 세입의 절반을 석유, 가스 부문이 차지할 정도로 자원에 대한 의존도가 큰 러시아는 최근 국제유가의 하락으로 루블화까지 급락해 한층 더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2일 러시아 경제개발부는 내년 러시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존 1.2%에서 -0.8%로 하향조정하면서 러시아 경제가 내년 상반기에 경기위축 국면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달러 대비 루블화 가치는 올해 6.8% 떨어졌으며, 내년에는 13.5%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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