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하락] 원유시장의 주역은 OPEC에서 미국 셰일오일로

2014-12-03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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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시장은 가격조절 능력을 잃은 OPEC 대신에 미국 셰일오일의 생산량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석유수출국기구(OPEC) 총회에서 감산 합의에 실패함에 따라 국제유가가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원유 공급 조절책인 OPEC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하게 되면서 국제유가의 불안정성을 초래해 시장의 관심은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제 원유시장의 주역은 OPEC에서 셰일오일로 옮겨가고 있다고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진단했다.
골드만삭스는 ‘원유의 신질서’라는 보고서를 발표했으며, 이 보고서에서 “OPEC은 가격 지배력을 잃고 가격 결정력은 셰일오일로 옮겨가고 있다”고 예측했다. 이제 원유의 과잉생산을 막기 위해서는 셰일오일의 감산이 필요하며, 그 생산 동향이 OPEC이 수행해 온 역할을 대체한다는 것이다.

OPEC은 지난 총회에서 생산목표를 하루 3000만 배럴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2015년의 원유 수요가 2920만 배럴로 예측되면서, 현시점에서 이미 80만 배럴이 과잉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 10월 OPEC의 원유 생산량은 목표를 크게 웃도는 3060만 배럴에 달해 이것을 포함시키면 140만 배럴 정도가 과잉 생산되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번 OPEC 총회에서 감산 합의에 실패함에 따라 국제유가는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원유선물시세는 한 때 배럴당 65달러까지 하락했으며, 약 5년 4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 후에도 국제유가는 69달러까지 회복됐으나 곤두박치고 있는 상황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OPEC이 감산 합의에 실패한 이유에 대해 수할리 알-마즈루에이 아랍에미리트(UAE) 에너지장관은 “OPEC이 과잉생산을 초래한 것이 아니라, 공급과잉은 셰일오일 때문에 발생했으며 이에 대해 OPEC의 감산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언급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실제로 OPEC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는 점유율을 유지하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사우디는 원유 시세의 변동에 따라 적극적으로 감산과 증산 조치를 취해왔으나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는 국제유가가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우디의 일일 생산량 970만 배럴은 계속 유지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석유천연가스·금속광물자원기구 이코노미스트의 말을 인용해 사우디가 감산하지 않은 것은 국가재정에 여유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도 한몫 했다고 분석했다. 또 사우디의 원유 가격에 대한 수지는 배럴당 80달러로 다른 OPEC 회원국 보다 낮아 국가 재정에도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이렇게 OPEC 회원국의 일일 생산량과 배럴당 가격은 해당 국가의 경제사정, 국가재정과 깊은 관계에 있지만, OPEC은 결국 회원국 마다 다른 사정을 조율하는데 실패했다.

그래서 이제 원유시장에서 생산과 가격 조절을 누가 맡아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나, 시장의 관심은 이미 미국의 셰일오일의 생산량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미국의 10월 원유생산량(전망치)은 일일 890만 배럴로 28년 만에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미국 셰일오일 업체는 중소기업이 많아 채산성이 악화되면 바로 감산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이에 대해 업계관계자는 셰일오일의 채산성 유지를 위해서 필요한 가격은 배럴당 60~70달러로 보고 있으나, 미국의 석유업체들은 투자효율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배럴당 60달러까지 떨어지면 개발을 중단하거나 감산 움직임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유전 채굴에 투입되는 리그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가동 중인 리그 수는 11월26일 시점의 1572개에서 1535개로 약 2%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국제유가의 하락은 국내 휘발유와 전기료 등의 인하로 이어져 각국의 국내 경제에는 플러스 측면이 많으나 국제유가 하락의 혜택을 어디까지 받을 수 있을지는 미국 셰일오일의 생산 동향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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