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욕심'도' 많은 여배우 반민정

2014-12-04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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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반민정이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이예지 기자 = 단지 운이 좋아 승승장구 해 온 사람은 밑천이 떨어지는 순간 길을 잃고 방황한다. 욕심'만' 부리는 사람은 욕심'도' 많은 사람을 절대 이길 수 없으며,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채 성공한 사람은 결국 바닥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여기 연기력과 외모를 두루 갖춘 배우가 있다. 욕심'만' 많은 배우가 아닌, 욕심'도' 많은 배우 반민정(34)이 그 주인공이다.

반민정은 2001년 김기덕 감독의 영화 '수취인 불명'에서 어렸을 때 다친 눈 때문에 폐쇄적인 성격을 가진 여자 주인공 은옥 역을 맡으며 연예계에 데뷔했다. 이후 영화 '엄마', '특수본', '응징자', 드라마 '두근두근 달콤', '굿닥터', ' 골든 크로스' 등에 출연하며 차곡차곡 필모그라피를 쌓아왔다. 대중과 만나면서 '실력파 여배우'라는 닉네임을 얻은 그녀, 반민정이다.

어느덧 데뷔 14년 차. 스크린과 브라운관만 오고 가기에도 바쁠텐데 반민정은 국민대학교 미디어예술학부에서 후배를 양성하고 있다. 현장에서 배우고 느낀 걸 가르치고있는데, 열정을 쏟아내는 후배들을 보면서 오히려 초심을 찾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연기 '잘'하는 후배들은 반민정에게 자극제가 되기도 했다.
 

배우 반민정이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

# 연기는 반민정을 변하게 한다

배우 반석진의 딸로 자란 반민정은 연기를 받아들이는데 거칠 게 없었다. 어려서부터 보고 자란 게 그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고등학생 시절 진로를 결정하고 미래를 계획해야했을 때 '연기'를 선택한 건 어쩌면 사람이 숨을 쉬듯 너무나 자연스러운 거였다.

"원래 꿈은 아나운서였어요. 그런데 어느날 문득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아버지의 영향이 컸던 것 같아요. 아버지도 처음에는 반대하시더니 어느날부터는 지적도 해주시고 모니터도 해주시더라고요. 연극 '만선'에서는 주인공을 맡았었는데, 제가 너무 못하니까 아버지께서 '이럴거면 연기 하지 말라. 감정도 못 살리는 가짜 연기는 필요 없다'고 독설을 하시더라고요. 자극제가 되면서도 힘이 나죠."

반민정은 천상 여자다. 조용하고 나긋한 목소리와 여리디여린 외모를 보고 있노라면 '각시탈' 속 자결 연기나 '응징자' 속 팜므파탈 연기가 믿기기 않는다. 

"연기를 하면서 성격도 바뀌었어요. '응징자'에서 남자를 유혹하고 탐욕스러운 캐릭터를 연기했는데 욕망에 가득찬 섹시한 여자였죠. 저는 그런 성격이 아니에요. 어쩌면 내성적인 성격에 더 가깝죠. 그래서 어려운 점이 많았지만 그래도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것 같아서 재미있어요. 실제 성격도 외향적으로 바뀌었고요."

"학생들을 가르치면서도 느껴요. '내가 저 나이 때는 성격 때문에 쭈뼛거렸는데…' 이런 생각을 하죠. 요즘 친구들은 너무 잘해요. 학생들을 보면서 저도 욕심이 생겨요. 할 수 있을 때 더 해보고 싶은 그런거죠. 하하."
 

배우 반민정이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

# 30대 여배우 반민정의 고민

반민정은 최근 고민이 늘었다. '어떤 연기를 해야할까', '어떻게 연기를 해야할까', '죽을 때까지 연기를 할 수 있을까'. 외모라든지 연애, 결혼에 대한 고민보다는 연기에 대한 고민이다. 

"데뷔 후부터 지금까지 계속 고민했어요. 지금도 고민 중이고요. 먼저 죽기 직전까지 연기를 하고 싶은 마음이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요.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그 안에서 행복한 연기를 하는 행복한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작품을 만나면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오롯이 빠져들어 '진짜'를 연기하고 싶다는 반민정. 그가 이토록 애정을 쏟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반민정이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까지 만났던 모든 캐릭터를 반민정화 시켰다.

"제가 연기하는 캐릭터잖아요. 제 안의 또 다른 모습을 끄집어내서 연기를 해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애정을 안 쏟았던 작품이 없어요. 돌이켜보면 '아 내가 이때는 이런 감정이었구나'를 확인해요. 하하. 캐릭터에 대한 이해가 너무 안되서 힘들었던 경험도 있는데, 그런 고충이 해결될 때 배우로서 희열을 느끼죠."

반민정은 연기에 빠져 살았던 20대와는 다르게 넓은 시야로 관찰하는 30대 여배우가 되고싶다고 했다. 인연을 맺는 모든 사람과 소통하고, 그들을 관찰하면서 연기의 폭을 넓히고 싶은 욕심. 실력과 외모가 뒷받침된 검증받은 여배우 반민정은 욕심'도' 많은 천상 배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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