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준비된 신인 하규원… "연기는 평생 직업"

2014-12-01 13:04
  • 글자크기 설정

배우 하규원이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이예지 기자 =종합편성채널이나 케이블 채널 등 매체가 늘어가면서 배우들의 출연 기회가  많아졌다고는 하지만 정작 신인에게는 오디션의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해마다 수 백명의 신인이 쏟아지는 요즘, 자신만의 독보적 개성 없이 대중을 사로잡기가 여간 어려운 게아니다. 여기 혹독한 자기 관리와 연습으로 시청자의 눈도장을 받은 배우가 있다. 갈아입는 옷에 따라 이미지가 바뀌고,헤어스타일이나 화장법에 조금만 변화를 줘도 전혀 다른 캐릭터의 탄생이 가능한 배우 하규원(24)이 그 주인공이다.

하규원은 '드라마의 제왕'에서 FD 역할을 맡아 존재감을 드러내더니 '굿닥터'와 '꽃할배 수사대'를 통해 기대주로 급부상했다. 최근에는 tvN '미생'에 잠깐 출연했는데, 적은 분량이었지만 그를 기억하는 시청자가 많다. 신선한 마스크와 출중한연기력으로 시선을 사로잡은 셈이다.

신인이지만 신인같지 않은 배우 하규원. 연기를 잘 하고 싶은 욕심에 연습실에서 살다시피 한 결과 '연습 벌레'라는 별명도 얻었다.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으려면 실력이 뒷받침 되어야 하기 때문에 연습만이 살 길이라고 말하는 그녀 하규원을만났다.
 

배우 하규원이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

# "내가 한 연기, 눈 뜨고 못 보겠더라"

하규원이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된 건 운명이었다. 2012년 12월, 어머니와 함께 떠난 유럽 여행에서 "물 흐르듯이 하라. 이번에 '드라마의 제왕'에 캐스팅되지 않는다면 너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것이다"라는 충고가 그를 참된 연기자의 길로 이끌었다. 조바심 내지 않는 것, 본연에 충실하는 방법을 유럽여행에서 배웠다.

"처음부터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었어요. 엄마와 유럽여행에서 마음을 많이 비운 상태였는데 출연하라고 연락이 온거죠. 그때는 정말 아무 것도 모르는 백지 상태였어요. 걱정반 설렘반으로 시작했죠. 대사가 많지도 않았는데 그렇게 어렵더라고요. 그때는 '아, 드라마가 이렇게 만들어지는구나'를 배웠던 것 같아요."

하규원은 배우가 되기로 마음 먹은 지 두 달만에 정식 데뷔했다. 말 그대로 초짜 신인이었던 터라 현장의 모든게 낯설고 신기했다.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맨손으로 슬래이트를 치는 FD나 맨 다리에도 끄덕 없는 선배 배우들을 보며 프로의 세계를 몸소 체험했다.

"이모부가 PD에요. 이모는 스타일리스트고요. 엄마는 리포터 출신이라 방송에 대해 직-간접적 경험이 많았는데도 모든게 신기했어요. 아 덕분에 편안함은 있었죠. 자연스럽게 카메라를 좋아하게 됐고 호기심을 갖게 됐으니까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부모님은 저의 직업을 반대하셨어요."

하루 24시간이 모자란다고 했다. 그는 몸을 단련하기 위해 헬스장에서 시간을 보내고, 오디션에 대비하기 위해 연기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선배 배우들의 연기를 분석하고 또 따라해본다. 그러다보면 어느던 하루 해가 뉘엇뉘엇 지고 있었다.

"사실 제가 데뷔한 건 전적으로 운이었어요. 실력에 대한 검증도 없이 무작정 필드에 뛰어든거죠. 그랬더니요. 제가 한 연기를 못 보겠더라고요. 하하. 공포영화보다 더 무서운 게 제 연기에요. 그래서 더 열심히 하는 것도 있어요. 그리고 최근에서야 알았어요. 배우에게 있어서 연기 연습은 밥 먹는 것과 같다는걸요. 그래서 하루도 안 빠지고 연습하고 있어요."
 

배우 하규원이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

# "연기는 평생 직업"

하규원에 대한 언론과 평단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황정음과 손태영을 섞어놓은 듯한 이국적인 외모에 열정 가득한 눈빛, 게다가 똑 소리나는 말솜씨까지. 연기력도 수준급이다. 기대 이상의 활약에 관계자들은 '기대할만한 신인'이라고 평가한다.

호평 속에서도 하규원은 자만하지 않았다. 연예인의 삶은 재미있는 것들의 천국, 일명 신세계지만 아직 배워야할 것들이 너무 많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남들과 다른 삶을 살 수 있다는 것,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건 특권 중의 특권이 아니겠느냐며.

"배우라는 직업은 인간으로서 가진 특권인 것 같아요. 하나씩 배울 때마다 신세계를 경험하고 있는 것 같아요.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죠. 연기의 달인은 없다고 생각하는데, 저도 찬찬히 공부하다보면 경지에 오를 수 있겠죠? 20대와 다른 30대, 30대와 또 다른 40대를 맞이하는 게 제가 평생해야 할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또 배우는 제 평색 직업이니까요."

하규원은 스스로를 욕심이 많은 배우라고 칭했다. 그러나 과유불급. 욕심이 지나치지 않도록 스스로를 다독인다고도 했다. 연기력은 기본이고, 마음이 따뜻한 배우가 되는 게 하규원의 마지막 목표다.

"개인적으로 하지원 선배님을 존경해요. 눈을 보면 그 사람이 느껴지잖아요. 하지원 선배님의 눈은 맑아요. 그런 게 너무 좋아요. 배우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너무 좋은 사람인 것 같아요. 하지원 선배님처럼 연기하고 싶고, 하지원 선배님처럼 살고 싶어요. 이게 욕심일까요? 하하."

24살. 꽃다운 나이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해야할 것도 많은 나이. 하규원은 뭘 해도 늦지 않은 나이를 가졌다. '연습'보다 더 큰 준비가 있을까. 하루를 일년같이 살고, 한시간을 하루같이 사는 배우, 하규원의 더 큰 날갯짓이 기대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