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한일 양국기업간 인수·합병(M&A)의 경우 그동안 일본기업의 한국기업 인수가 두드러졌으나 지난해부터 한국기업의 일본기업 인수가 추월했다.
일본무역진흥회(JETRO)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기업의 일본기업 인수는 70건, 25억2300만달러로, 일본기업의 한국기업 인수 건수 66건(50억300만달러)을 처음으로 앞질렀으며, 올 상반기에는 49건, 127억2000만달러로 일본의 33건, 15억2100만달러를 금액면에서도 앞질렀다. 특히 상반기 기록만으로 한국기업의 일본 기업 인수 금액이 100억달러를 넘어선 것도 처음이다.
한국야쿠르트는 2013년 10월 일본 최대의 글로벌 교육·문화기업인 베네세 홀딩스가 보유한 베네세 코리아 지분 100%를 인수했다.
중소기업간 M&A도 증가하고 있다. 올 3월 반도체 테스트용 실리콘러버 소켓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ISC가 2위인 일본 JMT를 인수했으며, JMT사와 함께 JSR이 보유한 16개국 360여건의 특허를 모두 인수할 예정이다.
일본기업에 의한 한국기업 인수는 금융 분야가 증가하고 있다. 2013년 6월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금융지주는 한국SC저축은행과 한국SC캐피탈의 지분 100%를 J트러스트에 매각했다. 매각금액은 총 1510억원(1억4800만달러)에 달한다. J트러스트는 한국국내에서 네오라인크레디트대부, KJI대부금융, 하이캐피탈대부 등 3개의 대부업체를 보유하고 있다.
2013년 1월 코니카미놀타가 200억원에 페덱스킨코스코리아의 지분 100%를 인수해 킨코스코리아로 사명을 바꿨으며, 2014년 7월에는 글로벌 프린팅 솔루션 전문기업 리코코리아가 국내 IT 서비스 전문회사 퓨처텍과 퓨처웨어를 인수했다.
◆한·일 기업 협업 통해 글로벌 비즈니스 확장
한·일 양국 기업들은 글로벌 비즈니스에서 협업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발굴해 나가고 있다.
인프라 및 자원개발 분야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지는데 2007년 2월 요르단 복합화력발전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약 20건의 인프라, 플랜트 분야에서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를 거두는 등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2007년 8월 미쓰이물산과 GS건설 컨소시엄은 이집트 카이로 교외에 건설하는 중유정제 사업에 필요한 설비건설 프로젝트를 18억달러에 공동 수주했으며, 내년 설비가 완공될 예정이다.
현대로템은 2008년 1월 스미토모상사는 튀니지 국철용 신형 통근전차 76량을 약 165억엔에 공동 수주한데 이어 2009년 5월에는 미쓰비시상사, 미쓰비시 전기 등과 공동으로 인도 벵갈 메트로용 차량 150량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2012년 9월에는 한국전력공사(지분 60%), 미쓰비시상사(지분 35%)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요르단 디젤엔진발전소 플랜트(IPP3 Power Project) 국제입찰에서 700억엔에 공동 수주 했다.
한국서부발전, 현대건설, 하나대투증권 등이 공동출자한 컨소시엄은 2013년 5월 미얀마 Thaketa 화력발전소 건설 및 운영 계약을 체결했는데, 미즈호은행은 하나대투증권과 함께 자금조달 등에 관해 자문 역할을 수행했다. 이 발전소는 2016년 운전을 개시하며, 30년간 운영한 다음 미얀마 정부에 양도할 예정이다. 총사업비는 700억엔이다.
이밖에 GS엔지니어링, 이토추상사, 스페인 및 이탈리아 등 4개국 기업 컨소시엄은 2013년 5월 40억달러 규모의 터키 제유소 건설계약을 체결했다. 제유소는 2016년 완공될 예정이다.
한편, 양국기업은 에너지 자원개발 분야에서도 마다카스카르 니켈 광산개발(2006년 10월)을 시작으로 약 10건의 협력사례를 창출했다.
포스코, 국민연금기금, 신닛테츠, JFE스틸, 소지쯔, JOGMEC 등 양국 기업 6개사는 2011년 3월 브라질의 희귀금속 채굴 가공 제조 회사인 CBMM 주식 15%를 각각 2.5%씩 인수했다.
2012년 3월에는 호주 HPPL이 100% 개발권을 갖고 추진중인 로이 힐 철광석 개발사업에 포스코, 마루베니, 대만 CSC 등 4개사가 30%의 지분을 매입했다. 로이 힐 광산은 연산 5500만 t에 달하는 단일광산으로서는 세계 최대 규모이며, 총 사업비 8400억엔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