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거슨 소요 사태 미국 전역 확산…국제사회도 우려 목소리

2014-11-26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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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배심 결정에 규탄 시위 곳곳에서 이어져

퍼거슨 소요 사태 확산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평화적 목소리 내고 폭력 자제해달라" 호소

퍼거슨 소요 사태= 미국에서 흑인 청년을 총으로 사살한 백인 경관이 불기소 처분을 받은 데 대한 항의 시위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사진=신화사, 퍼거슨 소요 사태]
 

아주경제 김정우 기자= 비무장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18)을 총으로 사살한 백인 경찰 대런 윌슨(28)에 대한 대배심의 불기소 결정으로 발생한 미국 미주리 주 퍼거슨 시의 소요 사태가 25일(현지시간)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배심의 결정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곳곳에서 열렸거나 열릴 예정이어서 미 전역에는 긴장감이 감도는 분위기다.

퍼거슨 시에 진을 친 시위대 중 약 300명은 이날도 거리행진을 벌였다.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법원에 진입해 "윌슨 경관을 기소하지 않았으니 우리는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위가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제이 닉슨 미주리 주지사는 퍼거슨 시에 주 방위군 수백명을 추가 투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날과 같은 극심한 소요사태를 막겠다는 취지에서다. 전날 불기소 결정에 흥분한 시위대의 방화로 퍼거슨 시내 최소 12채의 건물이 전소됐다. 가게 문을 뜯고 들어가 물건을 훔친 일부 군중 탓에 전 재산을 날렸다는 주류 판매점과 미용 용품 관련 상점 주인이 속출했다.

시위는 이미 미 전역으로 번진 상황이다. 세인트루이스 대배심의 발표 후 흑인 밀집 거주 지역인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도심에서는 24일 오후 늦게 약 1000명이 도로 곳곳을 점거하고 행진을 벌이며 시위를 벌였다. 퍼거슨 시위대와 마찬가지로 일부는 스타벅스 커피점과 편의점에 난입해 물건을 약탈하기도 했다. 오클랜드 경찰은 이날 밤부터 다음 날 새벽에 걸쳐 40명을 체포했다.

로스앤젤레스에서도 24일 오후부터 25일 새벽까지 수백명이 참가하는 시위가 벌어졌으며, 3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경찰은 대배심의 백인 경관 불기소 결정 후 이에 항의하며 퍼거슨 시에서 난동을 부린 82명을 체포했다.[사진=신화사, 퍼거슨 소요 사태]
 

워싱턴DC에서는 전날 시위대가 백악관 앞에서 집회를 연 데 이어 이날도 아침부터 경찰청 앞, 시의회 앞 프리덤광장, 마운트 버논 광장 등지에서 규탄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무고한 시민을 죽이고도 기소되지 않는 것은 미국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라면서 "이번 사건은 단순히 퍼거슨만의 이슈도 아니고 워싱턴DC만의 이슈도 아닌 미국 전체의 문제"라고 비판했다.

조지아 주 애틀랜타와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 텍사스 주 댈러스에서도 대배심의 결정에 항의하는 행렬이 이어졌다.

향후 시위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권활동가들은 미국 법무부에 윌슨 경관을 민권법위반 혐의로 기소할 것을 촉구하며 이날 밤 미 전역에서 동시다발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시위가 확산국면에 접어들자 국제사회 역시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을 통해 대배심 결정에 실망한 미주리 주 퍼거슨 시를 비롯한 미국 전역의 시민들에게 "평화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폭력을 자제해달라"고 호소했다.

제이드 라드 알후세인 유엔 인권최고대표도 성명을 내고 "미국에서 경찰에 사살된 사람과 교도소 재소자, 사형수 가운데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인구 구성상 비중보다 많은 점을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

한편, 대중의 눈을 피해 잠행을 거듭하던 윌슨 경관은 이날 처음으로 언론 인터뷰에 출연해 브라운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면서도 "백인이었더라도 똑같이 대응했을 것"이라며 자신의 정당방위가 인종차별에 근거한 것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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