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 상장의 최대 수혜자가 일본 최고 부호로 우뚝 선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었다면 이후 알리바바 주가 상승으로 승리의 미소를 지은 것은 러시아 최고 갑부 알리셰르 우스마노프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미국 IT 기업 증시에 투자를 해왔던 우스마노프가 경제전문방송인 CNBC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 솔로데이에 10조원 매출을 올린 알리바바에 투자해 500% 이상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한다 밝혔다고 디이차이징르바오(第一財經日報)가 26일 보도했다.
사실 우스마노프는 이미 애플과 페이스북 투자를 통해 상당한 수익을 올린 상태다. 지난해 애플 주식 1억 달러 매입 후 애플 주가가 23% 가량 올랐으며 페이스북 투자로도 10배가 넘는 차익을 남긴 것으로 알려져 '먹을 만큼 먹고' 다시 유망주를 찾아 나선 것으로 해석됐다.
우스마노프는 인터뷰에서 "여전히 페이스북을 높게 평가하지만 '안녕'을 고했다"며 페이스북 등에서 완전히 발을 뺐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우스마노프 외에도 해외 투자자들이 알리바바의 매력에 하나 둘 빠져드는 상황이다.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글로벌 헤지펀드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타이거매니지먼트의 줄리안 로버트슨은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 중 28.65%를 알리바바에게 내주며 총 121만6000주를 매입한 바 있다. 투자계의 '전설'인 조지 소로스도 알리바바의 주식 440만주를 사들였다.
미국 10대 헤지펀드들이 지난 분기 13억 달러의 애플 주식을 팔고 같은 기간 알리바바 주식을 14억 달러치를 사들인 것도 주목된다. 알리바바는 지난 9월 IPO를 통해 250억 달러를 끌어모았고 주가는 IPO 직후 38% 급등했다. 공모가 68달러였던 알리바바의 주가는 110달러를 가뿐히 돌파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이미 이들에게 상당한 수익도 안겨준 상태다.
알리바바 외에 중국 IT 기업에 대한 해외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비공식 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알리바바 외에 미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 IT 기업은 전자상거래기업 징둥상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신랑웨이보(新浪微博), 온라인 부동산정보업체 러쥐(樂居) 등 10곳이다.
올해 60세인 우스마노프는 올해 포브스 선정 세계 억만장자 순위 40위에 랭크된 개인 순자산 186억 달러의 러시아 최고갑부다. 러시아 최대 철광석 기업 메탈로인베스트 창업자이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축구팀 아스널의 대주주로 러시아 제2의 통신업체인 메가폰과 최대 경제일간지인 콤메르산트 등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