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독점제도인 중국의 소금 전매제가 마침내 2600년 역사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21일 중국 공업신식화부가 소금시장 개혁과 정부정책효율 제고를 위해 기원전 7세기 시작된 국가 소금 독점제도인 전매제를 이번 주내에 철폐하기로 결정했다고 중국 관영언론 중국중앙(CC)TV가 최근 보도했다.
중국 당국이 무려 2600여년이라는 세계에서 가장 긴 역사를 가진 소금전매제를 돌연 폐지하겠다고 나선 것은 국가 재정수입에서 소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감소하고 독점체제 유지 비용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기원전 7세기 소금전매제가 처음 실시된 이후 소금은 철과 함께 중국 역대 왕조의 주요 수입원으로 자리 잡아왔다. 특히 패권확장을 위해 전쟁이 잦았던 한 무제 시기인 기원전 119년 소금 전매제를 전국적으로 확장 실시하면서 중국 왕실 재정에서의 소금의 비중이 더욱 커졌다.
역대 왕조가 이를 따랐고 5세기 무렵 소금이 전체 국가 재정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0~90%에 육박했다. 당나라 시기에는 '세상의 부(富)의 절반은 소금에서 온다(天下之赋,盐利居半)' 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당나라, 청나라에 이어 중국 공산당도 1949년 정권 확보와 동시에 소금산업의 국유화를 선언했다. 청나라 시기 소금은 국가 재정의 25%를, 중국 공산당 집권 후 다음해인 1950년 소금세의 전체 세수에서의 비중도 5.49%에 달했다.
그러나 1978년 개혁개방 실시와 함께 중국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소금의 재정수입에서의 우위는 사라졌다. 2006년 중국 세수에서 소금세의 비중은 0.04%에 불과했으며 중국 국영기업인 중국 염업(鹽業)총공사 적자를 메우기 위한 보조금 지출이 2012년 무려 7억2000만 위안에 달하면서 등 과거의 '영광'은 사라지고 중국 재정의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
이에 따라 정부 당국이 2600년 역사의 전매제를 폐지하고 꽁꽁 닫아걸었던 소금 시장에 시장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겠다는 과감한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아울러 소금시장 개방 후 믿을 수 있는 유통구조와 시장규율 등을 마련하는 것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