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지난 14일을 시작으로 10일간 호주 등 남태평양 지역 3개국을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이 경제협력 강화를 통한 역내 영향력 제고에 분주한 모습을 보여 주목됐다
이달 초 중국 베이징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개최라는 막중한 임무를 완수한 시 주석은 바로 호주, 뉴질랜드 및 피지 3개국 순방에 나섰다. 23일을 끝으로 10일간의 순방일정 동안 시 주석은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각국 정상 및 국제기구 수장 등 각계 인사 40여명과 회동했으며 80여차례 양자 및 다자회담에 나서는 등 '숨가쁜' 일정을 소화했다고 신징바오(新京報)가 24일 보도했다.
이에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시 주석은 10일간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면서 각국 각계각층 인사와 교류하고 협력을 강화하며 신뢰를 구축하는 의미있는 여정을 마무리했다"며 성공적인 순방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이번 남태평양 지역 순방은 시 주석이 취임 후 시작한 '외교 여정'의 마지막 종착역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취임 후 1년 반의 시간동안 시 주석은 10차례 해외순방에 나섰으며 아시아를 시작으로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와 북미지역, 최근에는 유럽을 방문했다. 여기다 이번에 남태평양 3개국 방문으로 전세계 외교 행보의 마지막 조각을 채웠다는 것.
또한 호주 등과 FTA를 체결하고 남태평양 도서 국가와 협력을 강화해 중국이 야심차게 내놓은 '아시아·태평양 자유무역지대(FTAAP)' 구상과 '21세기 해상 실크로드' 실현에 한걸음 더 다가갔다는 분석이다.
가장 큰 성과는 역시 호주와의 FTA 체결이 꼽혔다. 지난 9년간 미뤄졌던 양국 간 FTA가 체결되면서 호주는 농·축산물, 와인 및 유제품 등 주력 수출품의 중국으로의 단계적 무관세 수출의 길을 열었고 향후 연간 최대 200억 호주달러(약 19조원)의 수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호주에게 중국이 '통 큰' 선물을 안기는 동시에 중국의 풍부한 노동력 진출의 물꼬를 트고 미국이 추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견제수를 확보하려는 것으로 해석됐다. 시 주석은 호주 방문 당시 이뤄진 토니 애벗 호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를 전면적 전략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데 합의하기도 했다.
뉴질랜드에서도 30여건의 협력안을 체결하고 실질적이고 경제적인 협력관계를 공고히 했다. 이후 중국 국가 주석으로는 최초로 섬나라 피지를 국빈 방문하고 피지를 비롯해 미크로네시아, 사모아, 파푸아뉴기니 등 8개 도서국가 정상들과 회동했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중국이 야심차게 제시한 '21세기 해상실크로드' 및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을 위한 각국의 협력을 구하는 등 남태평양 지역에서의 경제적, 국제적 영향력 확대를 위한 발판을 닦았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