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는 시행 초기 시장 관망세가 두드러진 영향이며 늦어도 내년부터 장기투자기관들이 후강퉁 거래에 본격 나서며 활기를 띨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후강퉁 시행 첫주 거래액이 예상보다 저조한 가운데 '북열남냉(北熱南冷)', 즉 상하이 증시는 뜨겁고, 홍콩 증시는 차가운 현상이 뚜렷히 나타났다.
중국 상하이·홍콩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홍콩에서 상하이로 투자하는 후구퉁 거래액은 시행 첫날인 17일 일일 투자한도 130억 위안이 거래 세 시간 만에 모두 매진되는 기록을 경신한 이후 나흘간 거래가 위축되며 20일엔 전체 투자한도의 17.5%인 22억8000만 위안만 소진되는데 그쳤다.
상하이·홍콩 증시 후강퉁 거래종목을 살펴보아도 ‘북열남냉’ 현상은 두드러진다.
중국증권보 집계에 따르면 20일 상하이·홍콩 증시 마감가 기준 상하이 후구퉁 거래종목 521개 중 40%를 차지하는 206개 종목이 상승했다. 반면 홍콩 강구퉁 거래종목 263개 중 34.60%인 91개만 상승했다.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에 투자자들 자신감도 떨어지며 상하이·홍콩 증시는 후강퉁 시행 후 오히려 더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또 다시 2500선 돌파에 실패했으며, 홍콩 항셍지수는 24000선마저 무너지며 주저앉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후강퉁 시행 초기 주가 하락은 그간 후강퉁 기대감에 따른 조기 투자에 대한 차익 실현 과정이라는 분석이다. 후강퉁이 본격적으로 준비되기 시작한 지난 7월부터 후강퉁 시행 전인 11월 초까지 상하이종합지수는 무려 20% 넘게 올라 장중 2500선까지 돌파한 만큼 이에 따른 조정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
특히 아직까지 장기 투자기관 '큰손'들이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후강퉁 시행 첫 주 실적만으로 후강퉁 미래를 가늠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스위스크레딧증권 아시아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 타오둥은 “해외 대형 연금펀드, 뮤추얼펀드, 보험사 등 장기투자기관들이 후강퉁을 통해 중국 본토에 투자할 시기가 아직 무르익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 본토 증시 투자 제약, 거래세칙 미숙 등으로 이들 장기투자 ‘큰손’들은 시행 초기 ‘소규모 자금’만 투자해 탐색전을 벌이다가 서서히 중국 본토 증시에 투자할 것이란 전망이다.
또 그 동안 적격외국인투자가(QFII)나 위안화적격외국인투자가(RQFII) 제도를 통해 중국 본토 증시에 투자해왔던 기관투자가들은 올해 말까지 이미 중국 본토 증시에 대한 투자 계획을 세워놓은만큼 내년 초에나 후강퉁 거래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여기에 강구퉁 투자자들은 대부분 중국 본토 개인투자자로 수탁고 50만 위안(약 8000만원) 이상이라는 후강퉁 투자자격요건을 맞추기 쉽지 않은 데다가 중국 본토에서는 아직까지 공모펀드, 보험자금의 강구퉁 거래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지 않아 중국 국내 기관투자가들 역시 홍콩 증시 투자에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홍콩증권거래소 리샤오자 행정총재도 앞서 19일 “후강퉁 시행 사흘간 거래는 평온하고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뤄졌다”며 “점수를 내야 한다면 ‘양호’를 주겠다”고 전했다. “그는 비록 출범 초기 시장 반응이 예상보다 뜨겁지는 않지만 여기에 조바심을 내지 않는다”며 “후강퉁은 단타로 돈을 버는 게 아니라 장기적인 시스템”이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가운데 내달 15일엔 후강퉁 투자자들의 편의를 위한 ‘후강퉁 300지수’ 도 공식 출범한다.
후강퉁 300지수는 후구퉁 시총 200위권 종목과 강구퉁 시총 100위권 종목으로 구성돼 후강퉁 주식의 전체적인 주가 흐름을 한 눈에 보여줘 앞으로 후강퉁 투자에 활기를 더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