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은행들이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다.
수익 악화 및 인력 구조 고령화로 기존 인력의 생산성이 떨어진 가운데 비대면 채널 확대로 적자 점포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직원은 지난 9월 말 현재 2만1399명으로 우리은행 1만5366명, 신한은행 1만4570명 등 경쟁 은행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중간 관리자급이 많은 국민은행 인적 구조 특성을 고려해 내부에서도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국민은행은 과거 강정원 행장 시절인 2005년 2200명, 민병덕 행장 시절 2010년 3200명 등 신임 행장 취임에 맞춰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민은행은 인력 구조조정에 대해 노동조합과 논의 또는 검토한 바 없다.
우리은행은 예년 수준인 400명가량을 희망퇴직·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으로 분류하고 내년 초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하나은행과의 조기 통합을 추진 중인 외환은행은 이달 말 59명을 특별퇴직으로 조정한다. 올 상반기 포함 시 113명으로 2011년 80명, 2012년 97명보다 많은 규모다.
외환은행은 하나은행과의 통합으로 매년 600명씩 인력을 줄이고 100~200명가량을 채용해 유휴 인력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외환은행은 지난 2009년 157명을 명예퇴직으로 내보냈으며 합병 후 인력 효율화 차원에서 하나은행과 함께 추가로 명예퇴직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한은행은 2011년 230명, 2012년 150명, 지난해 160명을 희망퇴직으로 내보냈으며 올해 말 노사 합의를 거쳐 추가로 희망퇴직을 받을 방침이다.
은행들은 수익성 악화와 인력 고령화 탓에 퇴출 프로그램 가동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국민·우리·신한·하나·외환·한국스탠다드차타드·한국씨티 등 7개 시중은행은 올해 1~3분기 총 인건비로 4조5774억원을 지출했다. 그러나 당기순이익은 3조7730억원을 내는 데 그쳤다.
직원 1인당 순익을 급여로 나눈 생산성은 2011년 1.7배에서 올해 1~3분기 0.8배로 줄었다.
은행 가운데 가장 '고령 조직'으로 꼽히는 외환은행의 경우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가 2009년 16.5년에서 올해 9월 말 17.9년으로 올라갔다.
인터넷·스마트폰뱅킹 등 비대면 채널이 은행 영업의 주력 채널로 자리 잡아 수많은 점포가 적자를 내는 추세도 무관치 않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6월 말 은행 점포 7704곳 중 10%가량(737곳)이 적자를 냈다"며 점포망 재정비 및 비용 효율화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