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출제하는 경우 변별력 논란이 있고 어렵게 나오면 사교육 부담이 커진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난이도가 널뛰식으로 예측불가능하게 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수학 B형 만점자가 4%대로 예고되고 있는 것은 평가원의 명백한 실수로 6월과 9월 모의평가에서 만점자가 1%를 넘지 않을 정도로 극단적으로 어렵게 냈던 것이 그 증거이고 9월 어렵게 출제한 것을 보정하려다가 사고를 친 것”이라며 “2점 정도 난이도의 문제가 4점으로 뒤바뀌는 등 주먹구구식으로 문제가 나왔다. 학생의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모의고사를 치른 것인데 올해 수험생 상태를 전혀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출제한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수학이 변별력이 높을 것이라는 예상이었지만 잔뜩 사교육을 받게 해놓고 출제측이 뒤통수를 친 것이나 마찬가지로 이럴 것이면 미리 사전에 예고했어야 되는 것 아니냐”며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수학 만점자 비율이 1%를 넘어간 적이 없어 이번 출제팀은 역대 수능 출제팀 중 최악이 될 것”이라고 혹평을 했다.
이번 쉬운 수학이 부정적이지만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학교육협의회 상담 교사단 유제숙 한영고 교사는 “이번 출제는 몇 년째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쉬운 수능 기조의 일환으로 학생들이 공부를 할 의지도 불어넣고 사교육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2015학년도 수학 영역의 난이도는 지난 수능과 비슷했지만 유형 자체가 지난 모의고사와 유사한 문제가 많이 나왔고 고난도 문항이 줄어 체감 난이도가 떨어진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수학 과목이 어렵다는 평가가 많은 가운데 포기자가 많이 나오고 사교육이 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 난이도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유 교사는 다만 “만점이 많이 나오도록 유도된 것은 아니고 의도치 않게 그렇게 된 것 같다”며 “고난도 문항이 줄어 어려운 문항을 풀 수 있는 시간이 확보된 측면이 있어 체감 난이도가 낮아졌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교육부도 쉬운 수능 출제를 강조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올해 초에 안내했던 기조대로 교육과정을 충분히 이수한 학생이 풀 수 있는 문제를 출제했다”며 “난이도는 모의평가와 비슷했지만 신유형이 없다보니 풀기가 수월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아직 점수가 확정된 것이 아니어서 실제 점수가 잘 나올지 아직 확실히 알 수 없다”며 “변별력이 없어 문제라고 하는데 등급을 나눌 수 있고 대학에서 선발할 때 수능 뿐 아니라 여러 방법을 종합해 크게 문제는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후 수능에서 수학 영역의 출제 기조가 어떻게 유지될 지다.
2015학년도 수학 영역에서 만점자가 속출할 경우 내년에는 다시 난이도 조정을 통해 다소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 있는 가운데 쉬운 수능 기조에 따라 이번과 같은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앞으로 2015학년도보다는 수학 영역이 다소 어려울 수 있지만 쉽게 출제한다는 기조는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앞으로 문이과통합과정으로 가는 과정에서 고난이도의 수학 과목 학습을 유도할 명분이 줄었고 사교육이 과도한 영어와 함께 수학 영역의 난이도를 의도적으로 낮춘 것이라는 평가 때문이다.
이렇게 이번 수학 영역 출제를 놓고 평가가 엇갈리는 가운데 수험생들은 혼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교육부와 교육과정평가원은 예고가 충분하지 못한데 대해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