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2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과의 협력을 ‘아시아 중시 전략의 핵심’이라고 강조하면서 중국을 중시하는 자세를 보였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양국이 함께 협력해야할 분야로 대테러 대책과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들었으며 사이버 안보와 통화정책 등도 언급됐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 6월 미중정상회담에서 제시한 ‘새로운 대국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또 아시아 태평양지역의 안전을 위해 중국과 미국이 협력해 공헌해야한다고 역설해 미중 양국이 존재감을 높이는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 미국의 중국 전략 변화?
오바마 대통령은 3년 만에 개최된 중일정상회담에 대해 “환영한다”고 언급하면서 중국과 일본의 긴장완화 움직임을 전향적으로 평가했다.
동중국해 센카쿠(尖閣)열도 주변에서 중국과 일본의 우발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을 미국은 우려해왔다. 우발적 충돌이 발생하면 미일안보조약에 따라 미군이 출동하는 사태로 확대될 수도 있기 때문에 중국의 도발을 예의주시해왔다.
이렇게 미국의 중국 전략은 일본과 한국 등 동맹국과 협력해 중국을 억지하는 것으로 해석돼 왔으나, 이번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미국과 중국이 세계를 이끄는 ‘G2이론'에 가까워졌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했다.
이 신문은 최근 중국군 전투기의 긴급발진이 증가하는 가운데 우발적 충돌을 피하기 위한 연락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합의한 것은 시진핑 주석이 아직 군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미국의 판단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이러한 시진핑 주석에게 배려했다고 보도했다.
▲ 미국은 ‘대 중국 강경론’ 고개
중국은 지난 4일 실시된 미국 중간선거 때문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회의(APEC) 일정을 당초 예정됐던 10월 중순에서 11월 초로 변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승리한 야당 공화당은 오바마 정권에 대해 중국, 러시아에 대해 강경한 태도로 임하도록 압력을 가해 나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공화당은 오바마 정권의 외교와 안보정책을 규탄해 온 매케인 상원의원을 상원 군사위원장에 기용해 대결자세를 보이고 있으며, 중국의 국제법을 무시한 해양 진출에 대해서도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번 오바마 대통령의 “중국은 핵심”이라는 언급은 APEC 주최국인 중국에 대한 립서비스일 가능성도 있으나 야당이 장악한 미 의회는 중국 강경론이 고개를 들고 있어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과 야당 사이에서 어려움에 처해질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