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오바마, '겁쟁이' 시진핑, '매너남' 푸틴, '왕따' 아베...APEC 해프닝 최강자는?

2014-11-1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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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중국신문망]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제22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11일 막을 내렸다. 특히, 이번 정상회의에서 세계 주요 2개국(G2)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일본 등 '4개 대국' 정상은 정치, 경제, 군사, 외교 등을 놓고 치열한 '서밋외교'를 펼쳤다. 

미국과 중국은 아태지역 패권을 놓고 보이지 않는 눈치싸움을 펼쳤고, 러시아와 중국은 신밀월관계를 재차 입증했다. 또 일본과 중국은 '동상이몽'의 외교전을 이어갔다. 
이와 함께 4개국 정상이 보여준 이색적인 해프닝들이 세계인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가장 먼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껌을 씹는 모습이 TV 방송에 포착되면서 네티즌들의 구설수에 올랐다.

여러 외신들은 이날 중국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 내 수영 경기장인 ‘수이리팡’(水立方)에서 있었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주최의 환영만찬 당시 리무진에서 내려 만찬장으로 걸어가며 껌을 씹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의 모습을 일제히 보도했다. 

세계 최대 대국의 수장이 보여준 이 같은 모습에 중국 누리꾼들은 웨이보 등을 통해 '게으름뱅이'. '부주의한 래퍼' 라고 칭하며 "중국에서 말은 못하고, 껌을 씹으면서 불편한 맘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조롱섞인 목소리를 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구설수를 피해가지 못했다.

시진핑 주석은 12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에 나섰다.

첫 발언권을 얻은 뉴욕타임즈(NYT) 마크 랜들러 기자는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미국이 중국의 부상을 억제하려 하는 의도가 있는지를 물었고, 시 주석에게는 미국이 홍콩 시위사태 전개에 역할을 했는지를 물었다.

이어 랜들러 기자는 시 주석에게 중국 내 미국 특파원들의 비자 갱신을 차단한 조치에 대해 질문했다. '돌발질문'에 당황한 시 주석은 답변하기가 거북했던지 아무 말도 없이 다음 질문자로 중국 기자를 지목했다.

앞서 오바마에 대한 중국 누리꾼의 비난에 반격이라도 하듯 즉각 시진핑을 겨냥한 미국 기자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폭스뉴스의 에드 헨리 기자는 트위터에 시 주석을 '겁쟁이'로 표현하면서 "주석님, 무엇이 무서운가요?"라는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결국 회견 말미에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가 문제를 풀어야 한다. (비자 문제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들여다봐야 한다"고 우회적으로 랜들러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을 내놨다.

더 힐에 따르면 이번 공동기자회견은 미국 측이 자국 기자들 요청에 따라 수주 간 중국 측에 요청한 끝에 이뤄졌으며 중국은 막판까지 공동 기자회견을 거부하다 양국 정상이 회견대에 서기 직전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국 정부는 각 지도자가 자국 언론사 기자의 질문에 한 가지씩만 답변하는 요구 조건을 내걸었다.

그간 강한 마초남 이미지를 보여줬던 푸틴 대통령의 '코트게이트(Coatgate)' 또한 화제를 모았다. 

지난 10일 저녁 불꽃놀이를 보기 위해 야외관람장에 모인 각 국 정상들 사이에서 푸틴 대통령은 옆 자리에 있던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에게 담요를 덮어줬다. 펑 여사는 다소 당황한 듯한 모습을 보이다가 웃으며 담요을 받았다. 하지만, 몇 초 만에 담요를 벗어 곁에 있던 수행원에게 건네고 자신의 검은색 상의를 둘러 입었다. 푸틴 대통령은 이에 대해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 장면이 담긴 사진과 동영상은 11일 중국 SNS를 타고 빠르게 퍼져나갔다. 전 세계 누리꾼들은 푸틴 대통령의 행동을 '코트게이트'라고 부르며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특히, 이 날은 중국에서 광군제(光棍節)로 불리는 '솔로데이'였고, 푸틴 대통령이 '돌싱'이라는 점 때문에 더욱 화제가 됐다. 

중국 네티즌들은 "잘 한다, 푸틴 아저씨", "푸틴은 진정한 남자다. 멋있다"는 등의 호평을 내놨다. 

다만, 외신들은 이웃 정상의 아내를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정상외교의 첫 번째 불문율을 이혼남인 푸틴이 모르고 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푸틴의 이 같은 행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9월 G20 정상회의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도 담요를 덮어준 일이 있다. 

아베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이번 APEC 정상회의를 통해 2년 반만에 중국과의 정상회담을 어렵사리 성사시켰다. 하지만, 얼어붙은 중일관계를 대변하듯 시 주석이 예상을 넘어서는 냉대를 표하면서 전 세계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았다.

시 주석은 아베 총리와 세 번의 악수를 하는 동안 단 한차례도 미소를 보이지 않고 굳은 표정을 지었다. 신 밀월기를 구가하고 있는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과 대면할 때 지었던 시 주석의 환한 미소와 비교할 때 매우 상반되는 반응이다.

아베 총리는 25분에 불과했던 양국 정상회담과 관련해 "회담은 2년 이상 이뤄지지 않았지만, 이번 회담을 통해 전략적 호혜관계라는 원점으로 돌아가 관계개선의 커다란 진일보를 이뤘다"고 평했다. 

하지만, 중국 외교부는 "일본 측의 요청으로 성사된 '회견'이다"라며 '정상회담' 대신 '회견'이라는 표현으로 평가를 절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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