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너도나도 캐피탈 세우기 왜?

2014-10-30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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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국내 주요 금융지주가 앞다퉈 캐피탈사를 사들이거나 새로 만들고 있다.

은행이나 증권 같은 기존 캐시카우가 힘을 잃기 시작하면서 캐피탈업으로 수익원을 다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너도나도 캐피탈업에 뛰어들어 경쟁이 심화되는 바람에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연내 캐피탈사를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투자금융지주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미 운영하고 있는 기업신용공여 부문을 분리해 새 캐피탈사를 설립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내달 초 최종안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여신금융에 손을 뻗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KT캐피탈을 비롯해 이미 매물로 나왔던 캐피탈사 인수전에도 뛰어든 바 있다. 하나은행이나 광주은행 같은 은행 매물이 나왔을 때도 마찬가지로 인수자로 거론됐다.

다른 주요 금융지주도 마찬가지다. 벌써 캐피탈사를 품에 안았다.

KB금융지주는 올해 3월 우리파이낸셜 후신인 KB캐피탈을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KB캐피탈은 인도 마힌드라파이낸셜과 함께 합작회사를 추진 중이다. KB캐피탈은 KB금융지주로 편입된 지 3개월 만에 100억원대 연계영업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2012년 메리츠캐피탈을 신설했다. 최근에는 캐피탈 사업을 안정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메리츠캐피탈이 진행한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300억원을 출자했다.

캐피탈사 인수나 신설이 이처럼 봇물을 이루고 있지만 업황은 좋은 편이 아니다. 국내 25개 캐피탈사는 1분기 운용 수익률이 전 분기 대비 0.2%포인트 하락한 9.1%를 기록했다. KT캐피탈을 비롯한 일부 회사는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금융지주 안에서 캐피탈사 자산비중이 적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신한캐피탈을 보면 신한금융지주 내에서 차지하는 자산 비중이 1% 남짓에 불과하다. 하나금융지주에 속한 하나캐피탈 역시 1%를 겨우 넘기고 있다.

매물로 나온 캐피탈사 매각작업이 늦어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주캐피탈은 3월부터 매각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아직 우선협상자조차 선정되지 않았다. 우리투자증권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한 KT캐피탈도 KT그룹에서 매물로 내놓았지만 뚜렷한 인수자를 못 찾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캐피탈업에 눈독을 들이는 금융지주가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새 먹거리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한국투자금융지주만 봐도 증권사나 운용사가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금융투자업이 긴 불황에 빠지면서 포트폴리오를 분산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김우진 금융연수원 연구원은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정책방향인 창조금융이나 기술금융이 새 성장동력으로 대두되고 있다"며 "증권업이나 운용업 위주인 금융지주까지 캐피탈사를 인수하려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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