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미국 인터넷 최대 검색업체 구글(Google)이 암세포의 조기발견과 치료에 대한 새로운 의료 진단 기술 개발에 나섰다.
구글은 나노기술을 활용해 건강상태를 분자 레벨에서 감시하고, 질병의 징후를 신속히 파악하는 의료 진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IT기술을 의료분야에 적극적으로 적용하기 위해 제약회사에 협력을 요청하고 ‘나노 진단법’의 확립과 보급을 도모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암세포 등 혈액 중에 있는 특정한 세포와 결합되는 ‘나노입자’와 그것을 측정하는 웨어러블 단말기를 조합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나노입자’는 캡슐 형태로 체내에 흡수시킨다. 이 ‘나노입자’는 적혈구의 2000분의 1 크기로 지극히 작지만, 자석을 이용해 몸 밖에서 제어가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웨어러블 단말기는 손목시계 형태로 손목 안쪽 정맥에 ‘나노입자’를 집적해서 데이터를 측정한다.
앞서 구글은 당뇨병 환자의 눈물에 포함되는 혈당치를 측정하는 ‘스마트 콘텍트렌즈’를 제작하기 위해 스위스 제약회사 ‘노바르티스(Novartis)'와 제휴했으며, 이번 웨어러블 단말기의 제품화를 위해서서도 외부 기업과 제휴를 모색하고 있다.
'구글엑스(X)'의 라이프 사이언스 부문을 이끌고 있는 앤드류 콘래드 박사는 “기존의 진단법이 1km 상공에서 도쿄를 내려다보면서 일본문화를 찾는 것이었다면, 나노 진단법은 도쿄의 길목으로 내려와 사람들의 생활을 관찰하는 것처럼 몸 속 상태를 자세하게 알 수 있다”고 언급했다.
'구글엑스(X)'는 올해 7월, 건강한 사람의 혈액과 유전자 정보 등을 분석해 건강의 기준을 만드는 연구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나노 진단법의 개발을 위해 이 프로젝트의 연구성과도 함께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앤드류 콘래드 박사는 “현대 의료는 상당히 수동적이며 대부분 사람들은 병에 걸린 뒤에 병원에 간다”면서 “일상생활에 방해되지 않는 범위에서 건강상태를 늘 점검하고 질병의 징후를 일찍 발견하는 기술을 확립하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라고 언급했다.
구글은 압도적인 강점을 보이는 인터넷 광고 사업 수익의 일부를 본업의 틀을 넘어선 혁신적인 기술 개발에 투자하는 회사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의료문제는 교통문제와 정보격차, 에너지 문제 등을 인류가 직면하는 최대 과제로 인식하고 있는 기업이기도 하다.
구글은 조기진단 기술 개발 이외에도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손떨림을 방지하기 위한 숟가락을 개발하는 벤처기업을 인수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오라클의 창업자 랠리 엘리슨과 전자결제 최대업체 페이팔의 공동창업자 피터 실이 개인적인 자산을 투입해 치료법 연구를 진행시켜왔으나, 여기에 구글이 협력하기로 하고 구글 산하에 바이오 기술업체 ‘카리코(Calico)’를 창설해 ‘고령에 따른 육체적 쇠퇴 과정’을 연구하기 위해 수억 달러의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