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소방서장 이병균
지난 봄 우리 국민은 세월호 사고로 300명이 넘는 귀중한 생명을 잃었고, 그 가운데 열 분은 아직도 가족 품에 돌아오지 못한 것을 보며 모든 분들이 한 마음으로 애도했다.
재난은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지만 재난이 발생한 이후에는 귀중한 생명을 구하고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재난현장에 신속히 도착하는 게 중요하다. 화재 시에는 소방차가 화재현장에 5분 이내에 도착해야 화재의 연소 확산속도가 급격히 증가하기 전 구조대원이 현장 내에 진입할 수 있다.
또 심정지 및 호흡정지 등 응급환자가 발생한 경우 4~6분이 지나면 환자의 뇌손상이 시작돼 소생률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응급환자 발생시에도 4~6분이 환자의 생명을 위한 골든 타임(Golden Time)이다.
그러나 실제 재난현장에 출동하는 소방관들이 이 골든 타임을 지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도심에서는 도로를 꽉 막고 있는 자동차들의 행렬이 낯선 광경이 아니고, 간혹 싸이렌을 울리는 긴급차량이 꽉 막힌 길에서 더디게 진행하는 것을 보며 안타까워 했던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119에 신고를 하고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만약 그들이 내 가족이거나 내 가까운 이웃이라면, 누구든지 재빨리 달려가 돕고 싶지 않겠는가? 소방차가 빨리 도착해 그 일을 할 수 있도록 소방차에게 길을 터줘야만 한다. 국민의 안전을 위한 골든타임은 소방차 길터주기로 실현할 수 있다. 소방차에 길을 터주면 생명사랑을 실천할 수 있다.
국민안전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위한 소방차 길터주기에 모든 국민의 자발적 참여를 기대한다. 출동하는 긴급차량이 있으면 도로의 가장자리로 피해 긴급차량이 먼저 통과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줘야 한다. 생명사랑을 실천하는 길은 멀리 있지 않다. 소방차 길터주기는 생명 사랑의 실천, 꼭 기억해 주셨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