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중국 고속철 야심이 이제는 북아메리카 대륙까지 확대되고 있다.
지난 7년간 세계에서 가장 긴 거리의 고속철도를 건설하면서 이미 세계적 기술력을 갖춘 중국이 680억 달러(약 70조원) 규모의 미국 캘리포니아주 고속철 사업 입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중국 관영언론 신화사가 로이터 통신 보도를 인용해 22일 전했다.
태양에너지 관련 사업을 주업무로 하고 중국 베이처와 고속철 사업을 함께 해온 썬그룹 대변인은 "중국 베이처그룹 탕산(唐山)궤도객차와 썬그룹은 미국 정부에서 추진하는 캘리포니아 고속철 사업 입찰 의향서를 제출할 것"이라며 "95대의 중국 고속열차 공급을 희망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입찰의향서는 22일까지 캘리포니아 고속철도관리국에 제출될 것으로 보이며 중국 외에 일본, 스페인 등 전세계 10여개 기업이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구체적인 입찰시기는 공개되지 않았다.
사실 캘리포니아 고속철 추진 사업은 지난 2005년 9월 당국의 심의를 통과해 주목됐지만 농업 및 목축업 등 부작용, 사업수익성 문제 등을 이유로 추진이 계속 자초돼왔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캘리포니아 중남부 도시인 프레즈노에서 공사가 시작되고 이달 15일 캘리포니아주 최고법원이 "이제 더 이상 캘리포니아주 고속철 사업관련 소송 안건은 받지 않겠다"고 선언, 반대 목소리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고속철 사업 추진에 비로소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캘리포니아 고속철 사업은 로스엔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 두 대도시를 연결하는 총 길이 1287km, 총 투자액은 680억 달러의 대형 사업으로 사업계획이 공개된 이후 중국 관리가 직접 현지 시찰에 나서는 등 중국은 사업 추진 상황을 지켜보며 지대한 관심을 보여왔다.
전문가들은 "중국 고속철이 이미 풍부한 기술력과 자금력을 갖추고 있고 무엇보다 정부의 든든한 지원도 받고 있어 캘리포니아주 고속철 사업 수주 가능성이 크다"고 중국이 결국 '승리의 미소'를 지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썬그룹 대변인도 "중국 베이처그룹과 4년간 협력하면서 중국 고속철 기술수준이 월등함을 잘 알고 있으며 세계 어디나 수출할 수 있는 상품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캘리포니아 역시 중국의 투자를 기대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4월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직접 중국 철도부 관계자를 만나 고속철 사업에 관한 사전논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중국 고속철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과 '경험을 통한 기술력'으로 이미 전세계 최대 고속철 네트워크를 확보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 4월 라틴아메리카에서는 처음으로 베네수엘라 북부 평원지대 고속철도 건설에 착공했으며 지난 7월에는 터키 고속철이 운행을 시작했다.
지난 13일에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카잔까지 총 770km 구간 고속철도 건설 프로젝트에 중국이 주도적으로 참여한다는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올 들어 중국 기업이 수주를 따낸 고속철 관련 사업 규모는 1000억 위안을 넘어선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