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최근 넘쳐나는 공급량으로 '과부화'에 걸린 중국산 철강 산업이 저가공략을 통한 해외 수출을 늘리고 있어 세계 철강 시장의 교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이어지고 있는 중국산 저가 철강의 해외 수출 러시가 세계 철강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경제 성장 둔화에 따른 자국 내 철강 수요 하락, 철강 산업과 관련한 정부의 환경 규제에 부채가 늘어난 중국 철강업계가 탈출구 모색을 위해 해외 수출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올해 들어 신규주택 건설과 전기, 기계, 자동차 등 수요산업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철강재 수요 증가세가 둔화된 반면, 철강 생산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심각한 과잉공급과 낮은 생산효율에 따라 중국 철강 가격은 하락을 거듭해 배추가격과 맞먹을 정도의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중국강철공업협회(中國鋼鐵工業協會)에 따르면 상반기 철강가격은 톤당 3212위안(약 55만3000원), 1kg당 3.2위안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11년래 최저치로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배추 1kg가격인 3~4위안보다 낮은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중국의 철강 생산량은 전년 동기대비 3% 늘어난 4억1200만t이었으며, 이는 세계 철강 생산량의 50.1%를 차지했다. 반면, 상반기 철강 소비량은 3억7600만t에 불과했다. 같은기간 철강 수출량은 전년대비 33.6% 증가한 4101만t이었지만, 가격은 9.1% 하락했다.
현재 중국에서 철강은 대부분 아시아 지역으로 수출되고 있으나, 중국산 저가 철강의 수출이 미국과 유럽 등으로 확대될 경우 세계 철강 가격과 무역흐름에도 큰 타격을 입힐 수 있을 전망이다.
미국철강협회(AISI)의 케빈 댐프시 부사장은 "중국 경제 성장 둔화에 따라 국내에서 판매되지 못한 철강이 해외로 대량 수출되고 있다“면서 "이는 전 세계 철강 시장에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