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11월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 회담한다.
제14차 한중지도자포럼 참석차 방한한 탕자쉬안(唐家璇) 전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21일 청와대에서 박 대통령과 면담한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보름 후에 베이징 APEC 정상회의에 가실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 때 시진핑 국가주석께서 대통령님과 양자적인 중요한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청와대로 이동하는 차에서 세어봤더니 서울과 베이징에서 대통령님과 총 7번이나 만나뵀다. 며칠 전 대통령께서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아셈 정상회의 기간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성공적인 회담을 가졌다"며 "중국 언론에서 이번 회동에 대해 보도를 많이 했고, 두분께서 같이 하신 공동인식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6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제10차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 기간 중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양자회담을 갖고 “남북 접촉은 적극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는 평가를 얻어낸 바 있다.
박 대통령은 탕 전 국무위원에게 "작년에 뵌 것으로 기억이 나는데 이렇게 다시 건강하신 모습을 뵙게돼 참 반갑다"며 "탕 위원께서 퇴임 후에도 이렇게 한중관계 발전을 위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신게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과 중국의 관계 발전에 대해 아주 깊은 식견과 애정을 갖고계신 탕 위원께서 앞으로도 두 나라를 위해 좋은 활동을 많이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한나라당 대표 시절이던 2005년 북핵 위기 속에서 중국을 방문했을 때를 시작으로 탕 전 국무위원과 그동안 6차례 만났고, 북한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하면서 깊은 인연을 이어왔다.
탕 전 국무위원은 지난해 6월 박 대통령의 첫 방중을 앞두고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방한해 박 대통령과 만나 한·중 정상회담에 관해 조율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 정부의 통일 정책을 설명하고 난항을 겪고 있는 남북 고위급 접촉에 대해 중국 측의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이 지난 4일 최고위급 실세를 인천아시안게임 폐회식에 파견하면서 남북 2차 고위급 접촉을 개최하기로 합의했음에도 최근 잇단 도발을 벌이면서 남북 대화무드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조언을 구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이 리커창 총리에 이어 탕 전 국무위원과 연이어 만나는 것은 북한에 영향력이 큰 중국 수뇌부와 통일 정책에 관해 상호 의견을 교환함으로써 이에 대한 지지를 끌어내기 위한 행보로 평가된다.
대통령직속 통일준비위원회도 탕 전 국무위원을 단장으로 하는 20여명의 중국 인민외교학회 대표단과 만나 통일준비위의 활동을 소개하고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지지를 당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