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는 취임 100일을 하루 앞두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100일 체제에 대해 "낙제점은 면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자평했지만 당내 반응은 호불호가 엇갈린다.
일단 취임 직후 미니 총선으로 불린 7·30 재·보선을 압도적 승리로 이끌었다는 점에서 김무성 체제 100일의 출발은 순조로운 듯 보였다.
세월호 협상 국면에서도 "야당과의 협상은 원내대표의 몫"이라고 한 발 물러서면서 자신의 리더십에는 큰 상처 없이 결과적으로 타결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특히 정부에 대해서는 견제 입장을 보이며 야당의 책무도 강조했다. ‘28사단 윤 일병 구타사망사건’이 터졌을 때는 한민구 국방부 장관을 당 대표실로 불러 호통치며 자칫 여권으로 향할 비난의 화살을 정부로 돌리는 정치력도 발휘했다.
김무성 대표는 체제 100일 동안 가장 큰 성과로는 소위 ‘꼴통 보수’의 이미지를 혁파하기 위해 보수 혁신에 앞장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새누리당은 김 대표가 취임 초기부터 이를 강조한 터라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보다 혁신 의제를 선점할 수 있었다.
특히 차기 대권 경쟁자인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삼고초려 끝에 보수혁신위원장으로 데려와 포용력을 보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김무성 대표도 체제 100일을 넘기면서 향후 난제가 적지 않다. 당장은 그간 당내 주류였던 친박계와의 갈등을 해소하고 화합을 이끄는 것이 가장 시급한 숙제다.
앞서 김 대표는 김 전 지사를 필두로 친박계를 거의 배제하다시피 한 보수혁신위를 가동하고 사무총장을 비롯한 요직에 비주류를 중용해 친박계의 거센 반발을 샀다.
더구나 최근엔 원외 당원협의회에 대한 당무감사를 둘러싸고 홍문종 전 사무총장을 비롯한 친박 주류 측이 '조직적 친박죽이기'라고 반발하는 상황이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질 조짐이다.
당청관계도 취임 초기 강조했던 '수평적 관계'와는 달리 체제 100일이 지났지만 매끄럽지 못하다는 평가다.
박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은 최근 개헌 발언에서 확인됐다. 김 대표는 방중 기자간담회에서 "정기국회 이후 개헌 논의가 봇물 터질 것"이라며 개헌론에 불을 지폈다가 다음 날 바로 "대통령께 죄송하다"며 물러섰다.
이를 두고 당청 갈등에 대한 부담을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왔다. 박 대통령은 경제활성화를 해야 하는 시점에 개헌론은 또 다른 블랙홀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분명히 밝혀왔기 때문이다.
김무성 대표는 체제 100일을 맞았지만 별다른 축하행사 없이 조용히 보낼 계획이다. 김 대표는 "100일 잔치를 할 만한 상황이 안 되지 않느냐"면서 "그냥 조용하게 넘어가겠다. 별다른 이벤트 없이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