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반도체 업계가 ‘애플 특수’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 아이폰 신제품의 판매 호조 등으로 메모리 가격이 강세를 보여 제조사들의 수익성에 긍정적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10월 상반월 D램 고정 거래가격이 4GB(기가바이트) 모듈 기준으로 전반월 32달러대비 2.34% 상승한 32.7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PC 시장이 전통적 비수기인 4분기에 접어들어 가격 약세를 보일 것이란 예상을 깨고 상승한 것이다.
PC용 D램은 비수기지만 생산시설을 공유하고 있는 서버용 D램과 모바일용 D램의 수요가 견조해 제조사들이 각각의 제품 공정전환을 통한 수급조절을 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물인터넷 및 빅데이터 시장 성장에 따라 서버 D램에 대한 수요가 지속 확대되고 있다.
특히 모바일 D램은 애플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 판매량이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그 수요 확대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예상대로 신규 아이패드 2가 기존 1GB 램에서 2GB 램으로 상향되면서 그에 따른 효과도 더해졌다. 2GB D램을 채택한 신규 아이패드2는 이미 유통경로에서 재고확보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낸드플래시의 경우도 공급 증가에도 불구하고 애플 아이폰 출하량 증가에 따른 낸드플래시 수요확대로 가격이 유지되는 추세다. 64Gb(기가비트) MLC(멀티비트셀) 기준 10월 상반월 가격은 3.05달러로 전반월과 같은 수준을 나타냈다. 한편으로 애플은 아이폰6 등의 메모리 사양을 기존 32GB를 제외하고 16GB, 64GB, 128GB를 출시했는데 이는 32GB 모델 수요를 64GB로 유도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기도 한다.
시장조사기관인 D램익스체인지는 “애플이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의 판매량 목표치를 상향함에 따라 D램 산업의 3개 메인 제조사들(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모두 가동률을 높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아이패드에어2가 2GB램 칩셋을 사용하기로 해 제조사들이 모바일 D램쪽으로 생산 비중을 할애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서버 D램 가격 역시 3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전통적인 비수기에 비해 업황 호조를 보인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D램 익스체인지는 “10월 가격 상승이 지속되고, 4분기 동안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확대가 뚜렷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애플은 현재 모바일 D램 수요의 16.5%를 차지하고 있는데 내년에는 25%로 증가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아이패드 에어 2에 이어 맥북프로 등 후속작들도 속속 2GB D램을 채용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애플의 D램 공급망에 다시 합류해 생산량 확대 계획을 검토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 역시 애플의 주문량을 유인하기 위해 D램 생산력을 확대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