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중국이 경제제재에 직면한 러시아의 구원투수로 나섰다.
중국과 러시아의 중앙은행은 금융시장에서 긴급한 상황 발생시 자국 통화를 상호 통용하는 ‘통화 스와프’를 체결하고, 철도와 IT, 에너지 등 분야에서도 투자와 기술협력을 강화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리커창(李克強) 중국 총리와 회담에서 “러시아에 있어서 중국은 첫 번째”라고 언급해 중국을 치켜 세웠다. 또 이 발언은 러시아의 중국에 대한 기대감의 표출로 해석된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2014년 1월~8월 중국의 러시아 투자액은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이러한 증가는 중국정부가 자국 기업의 해외진출을 장려하면서 극동지역과 중앙아시아 지역으로의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미국과 유럽에서 경제제재를 받고 있으며 이 영향으로 루블화가 하락하는 등 러시아 경제는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중국은 이러한 러시아를 경제협력이라는 명목으로 측면 지원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이번 리커창 총리의 러시아 방문에서 합의한 경제 협력 중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통화 스와프 협정’이다. 이 협정의 기간은 3년으로 규모는 1500억 위안(약 26조원)에 이른다.
미국, 유럽에 의한 경제제재로 러시아 은행과 에너지 기업의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된 것이 이번 협정 체결의 주요 배경이며 중국은 윤택한 외화자금으로 러시아 경제 구하기에 나섰다.
또 중러 정상회담에서 에너지와 IT 등의 분야에서도 경제적 협력관계를 강화하는데 합의했다. 지난 5월에 체결한 4000억 달러 규모의 천연가스 공급 계약과 관련해 파이프라인 매설 공사를 가속화시키기로 했으며 러시아의 스마트폰 보급에 대해서도 중국의 화웨이(華為)가 기술을 제공해 인프라와 단말기 도입을 확대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과 러시아 간 협력의 특징은 중국이 기술과 자금으로 러시아를 지원하는 경제협력이라고 지적하면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경제제재로 러시아의 경제 악화가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은 러시아에 대한 경제협력을 명목으로 러시아 외교에 대항 영향력을 확보해 미국과 유럽을 견제하는 효과도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