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성동격서' 북한 행동에 '원칙' 카드로 맞서나

2014-10-12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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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고위급 접촉 무산, 대결국면 급선회 가능성 경계

[사진=청와대]



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 북한 고위급 3인방의 전격적인 방남(訪南)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간 대화무드가 지난 10일 발생한 휴전선 일대의 총격전 등으로 2차 남북고위급접촉 성사 여부도 불투명해지는 등 남북관계가 급랭될 위기에 처하면서 청와대가 어떤 카드를 꺼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남북 고위급 접촉 직후인 지난 6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남북대화의 정례화를 이뤄달라"고 요청할 정도로 관계진전의 기대감을 드러냈지만 잇단 교전사태로 국면이 전환되면서 어렵사리 조성된 대화무드가 얼어붙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의 북한 움직임을 보면 황병서 총정치국장 일행의 방문 사흘만인 지난 7일 경비정을 서해 NLL에 침범시켜 교전상황을 초래한데 이어 역시 사흘 뒤 대북 전단에 총격을 가하는 초강수를 둠으로써 긴장상황을 유발했다.

일단 청와대는 현 상황에 대해 어떤 예단도 하지 않으면서 북한이 갑작스럽게 남북 대화무드를 흔들고 나서며 일련의 도발을 가한 의도와 배경을 다각적으로 검토,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10일 사태발생 직후 내부회의를 즉각 소집해 상황파악에 나선데 이번 사태가 이달 말∼11월 초로 합의된 2차 고위급 접촉 등 남북관계에 미칠 파장을 두루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북한의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11일 대북전단 살포로 인해 전날 발생한 남북 간 총격전을 언급하며 남북이 합의한 제2차 고위급 접촉이 "물 건너간 것이나 다름없게 됐다"고 밝혔다.

2차 고위급 접촉의 무산 가능성을 거론, 남측을 압박한 것으로 이 접촉이 실제 무산된다면 남북관계는 대결국면으로 급선회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현재 청와대는 북측에 제시해야 할 2차 고위급 접촉 날짜의 택일을 놓고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청와대는 북한의 군사도발이 '판 깨기'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황병서 일행의 방남에서 시작된 남북대화의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한 '판 흔들기' 내지는 김정은 체제 불안감의 반영이지 완전히 대화 가능성을 닫은 것으로 아니라고 보고 신중히 대응한다는 복안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 만큼 2차 접촉 이전에 북한이 도발의 수위를 더욱 높일 가능성도 청와대 측은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아셈회의 참석차 이탈리아로 떠나기 전날인 13일 통일준비위 2차 전체회의를 주재해 최근 남북현안과 드레스덴선언 등 통일구상을 두루 점검할 예정이어서 이 자리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북한을 가급적 자극하지 않으면서 대화를 유도하는 식으로 현 상황에 대해서 언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남북 관계에서도 원칙론을 중시하는 박 대통령이 "도발을 중단하라"고 강력 경고하면서 대북 압박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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