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해양 플랜트 발주 급감과 불투명한 시장 환경이 이어지면서 국내 조선업계가 가스선을 필두로 상선 수주에 적극 나서고 있다.
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3분기까지 빅3(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조선소의 누적 수주액은 총 253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수주액인 450억 달러의 56%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중공업이 올들어 9월까지 55억 달러를 수주했으며 대우조선해양은 65억 달러,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 포함)은 133억 달러를 수주했다.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던 삼성중공업의 경우 지난해 해양 부문에서 3분기까지 82억 달러를 수주한데 반해 올해 3분기까지는 29억 달러를 수주하는데 그쳤다. 또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해양플랜트 10건, 육상플랜트 2건 등을 수주한데 반해 올해는 5건으로 급감했으며, 작년 해양부문에서 81억 달러를 수주한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올해는 실적이 전무한 상태다.
수주규모가 큰 해양부문의 실적 저하에도 불구하고 현재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실적은 나름 선방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지난해 빅3 조선소들의 매출액 중 60%를 차지한 해양부문이 올해 절반에도 못 미친 실적을 나타내고 있는 반면, 올해 고부가가치 선박을 중심으로 한 상선부문이 부족분을 채우고 있다는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발주물량이 예년보다 크게 늘었던 반면 올해는 소폭 감소하면서 감소폭이 유난히 커 보이는 일종의 기저효과가 업계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면서 “해양부문의 부진에도 불구 올해 상선시장의 수주 행보는 예년에 비해 나쁘지 않고 오히려 선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조선업계는 셰일가스 붐으로 LNG(액화천연가스)·LPG(액화프로판가스)선박 등 가스선 발주가 늘고 있는 만큼 이를 주력 선종으로 삼고 수주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올해 수주선박을 보면 알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야말 프로젝트에 사용될 쇄빙LNG선 10척을 포함해 가스선 14척과 가스운반선 12척을 수주하며 지난해 기록한 8척의 3배 이상의 수주 실적을 거둔 상태다. 또 현대중공업은 올해 가스선 28척을 수주하면서 지난해 25척을 뛰어넘었고, 삼성중공업의 경우 LNG선 13척을 수주한 지난해에 비해 소폭 감소한 수치지만 LNG선 2척, 가스운반선 6척을 수주한 상태다.
현재 빅3 조선업계는 가스선 수주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행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 대형 조선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조선소들의 가스선 건조 기술은 중국과 일본보다 월등해 경쟁력이 있다”면서 “셰일가스 개발로 인한 발주물량이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주 확보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