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비관론자로 알려진 ‘닥터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사진)는 30일(현지시간) 프로젝트 신디케이트 웹사이트에 기고한 칼럼틀 통해 “전세계적으로 지정학적 위험이 커진 상황에서 시장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은 거품이 있다는 방증”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루비니 교수는 “올들어 지정학적 위험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뛰고, 유가는 하락하는 '모순'을 보이고 있다”면서 “시장은 여전히 서툴다”고 지적했다.
시장을 이처럼 불합리하게 만든 것은 미국, 영국, 유로존(유로 사용 18개국), 일본 등 선진국 중앙은행의 통화완화 경기부양책이 원인이라고 그는 지목했다.
그는 우선 중동 분쟁에 따른 미국이나 유럽의 테러가능성을 악재로 꼽았다. 이른바 ‘서프라이즈’ 테러가 발생할 경우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리스크가 돌아갈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루비니 교수는 “중동 분쟁이 투자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유럽이나 미국 내에서 테러가 발생하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면서 “많은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가 미국과 유럽 여권을 소지하고 있다”며 테러 가능성을 경고했다.
러시아와 시리아 지역의 정세가 점차 불안해지고 있는 것도 루비니 교수가 제시한 악재 중 하나다. 현재 시장에서는 러시아와 시리아 지역의 정세 불안이 고조되거나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이같은 분석은 틀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루비니 교수는 지적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예상보다 공격적인 행보를 취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그는 최근 홍콩의 과격 시위와 중국 경제 하강을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기를 몰아올 수 있는 잠재 리스크로 꼽았다.
루비니 교수는 “이머징마켓에서 연초 발생했던 혼란이 터키나 태국 등에서 벌어졌던 정세 불안과 맞물릴 때 자산시장을 강타했다”면서 “이처럼 지정학적 리스크는 글로벌 경제의 구조적 문제점이 수면 위로 부상할 때 자산시장에 본격적인 도미노 위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