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모바일페이 경쟁 불붙었다...페이팔 독립으로 각축 예상

2014-10-01 14:46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모바일 결제' 시장을 둘러싼 글로벌 기업들의 전쟁이 시작됐다.

최근 애플사가 '애플페이'로 모바일 결제시장의 출사표를 던지며 치열한 각축전을 예고한 가운데 '페이팔'이 이베이로부터 분리돼 독자 행보에 나서면서 글로벌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30일(현지시간) 미국 전자상거래업체 이베이는 모바일 결제서비스 사업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자회사 페이팔 분사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페이팔을 이베이 자본과 경영에서 분리시켜 금융, 인터넷 기업과의 제휴를 촉진하고 스마트폰 보급을 배경으로 향후 성장동력이 될 모바일 결제분야에 진입한 애플과의 경쟁을 대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존 도나호 이베이 최고경영자(CEO)는 "두 회사의 성장과 주주가치 창출을 위해 페이팔을 분리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판단한다"며 분사 배경을 밝혔다. 

이번 결정에 따라 페이팔은 내년 하반기에 이베이로부터 완전히 독립하게 되며, 분사 이후에는 별도 법인으로 상장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기업 사냥꾼으로 불리는 전설적 헤지펀드 투자자 칼 아이칸이 올해 초부터 끊임없이 제기한 페이팔 분사요구를 결국 이베이가 수용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베이의 지분 2.5%를 보유한 6대 주주인 아이칸은 올해 초부터 부진한 경영실적을 공격하면서 페이팔을 이베이로부터 분리시켜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 같은 주장의 배후에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모바일 결제시장에 미국과 중국 기업이 무서운 공세로 뛰어들면서 현재 페이팔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시장에서의 입지 마저도 도전을 받고 있는 사실이 깔려 있다. 

페이팔이 담당하고 있는 모바일 결제서비스는 이베이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해 왔던 알짜배기 분야다. 올해 2분기 이베이 전체 매출의 45%가 페이팔 결제수수료에서 발생했고, 이베이와 무관한 사업에서만 매년 연매출이 3배씩 증가하는 등 큰 성장 잠재력을 보여왔다. 

이베이가 이 같이 페이팔을 자사에서 떼어내는 어려운 결단을 내린 것은 치열한 각축장으로 변하고 있는 모바일 결제시장에서 페이팔이 뒤쳐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도나호 CEO 또한 "산업환경이 변화하면서 각각의 사업 분야가 다른 경쟁적 기회와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이번 달부터 시행 예정인 애플의 모바일 결제 시스템 ‘애플페이’라는 신병기의 등장은 이 같은 우려감을 분사 결정으로 이끌어낸 주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애플의 모바일 상거래 진출과 관련해 가장 많이 언급된 기업 또한 이베이였다. 구체적으로는 이베이 내 소속됐던 결제시스템 페이팔이 그 주목 대상이다.

페이팔은 현재 관련시장에서 가장 높은 인지도와 사용빈도를 기록하며 모바일 결제 시스템의 모델로 불리고 있다. 다른 기업들보다 이 분야에 일찍 뛰어든 만큼 많은 경험을 갖고 있는 페이팔은 전 세계 203개 시장에서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올해에만 10억건에 달하는 모바일 결제를 처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애플페이의 등장이 이 같은 페이팔의 입지를 흔들 수 있을 정도로 위협적이라는 점은 틀림이 없어 보인다. 

애플은 미국 2위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가 홈페이지에 애플페이 로고를 띄워놓을 정도로 시행 전부터 금융권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다. 애플이 갖고 있는 브랜드 파워까지 고려할 때 향후 애플의 미국 시장 석권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최근 모바일 전자결제시장에서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 기업들의 약진도 이번 페이팔의 분사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얼마 전 성공적인 뉴욕 상장 데뷔전을 치른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의 전자결제시스템 '알리페이'가 대표적인 경우다.

알리페이는 중국내 모바일 결제 시장의 49%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막강한 파워를 자랑한다. 지난해 3월부터 1년 동안의 결제액만 3조9000억 위안(약 640조)에 육박할 정도로 막대한 거래액을 보유하고 있으며, 9억 명에 이르는 가입자를 기반 삼아 확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중국의 또 다른 대표 전자상거래업체 텐센트가 출시한 ‘텐페이’의 빠른 성장세도 주목할만 하다. 현재 중국 모바일 결제시장의 19%에 달하는 점유율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되는 텐페이는 6억명 이상이 가입한 모바일 메신저 위챗과 8억명 이상을 확보한 웹 메신저 QQ를 기반으로 빠르게 약진하고 있다. 

그간 페이팔이 이베이에 묶여 더 성장해나가지 못했다는 평가가 꾸준히 제기됐었던 만큼 이번 분사 결정으로 향후 모바일 전자결제 시장의 경쟁 구도가 어떻게 변화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