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권 CEO 연봉, 일본의 최고 3배

2014-09-28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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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수기' 사외이사가 보수책정...객관성·투명성 부족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국내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의 연봉이 일본 상위권 금융그룹의 최고 3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책정의 객관성과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일본 1위 금융그룹인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의 오키하라 다카무네 회장(특별고문)은 지난해 총보수로 1억2100만 엔을 받았다.

사실상 그룹 경영을 총괄하는 히라노 노부유키 지주 사장 겸 은행장은 사장으로서 2500만 엔, 행장으로서 9800만 엔 등 총 1억2500만 엔을 받았다.

일본 2위 스미토모미쓰이파이낸셜그룹의 오쿠 마사유키 지주 회장과 미야타 고이치 지주 사장의 연봉은 각각 1억2200만 엔, 1억2800만 엔이다.

일본 3위 미즈호파이낸셜그룹 사토 야스히로 지주 사장 겸 은행장의 연봉도 1억1600만 엔이다. 이들 금융그룹 CEO의 연봉을 지난해 말 원·엔 환율(100엔당 1005원)로 환산하면 12억~13억원인 셈이다.

반면 국내 금융그룹 회장과 은행장의 연봉은 이들보다 많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지난해 기본금 및 상여금으로 13억4000만원을 받았으며 성과연동형 주식 3만9580주(연말 종가 기준 17억4000만원) 포함 시 연봉은 30억8000만원에 달한다. 고액연봉 논란이 일자 김 회장은 지난해 7월 급여 30%를 자발적으로 반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기본급과 상여금 14억원, 성과연동주식 3만40주(14억2000만원)를 포함해 총 28억20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KB금융그룹의 경우 회장 중도 교체로 정확한 연봉 산출이 어렵지만 어윤대·임영록 전 회장의 연봉을 합치면 총 22억3000만원으로 추정된다.

이들 금융그룹의 지난해 자산과 세전 순이익은 △하나금융 2800억 달러·12억 달러 △신한금융 2950억 달러·25억 달러 △KB금융 2770억 달러·17억 달러다. 기본자본 기준 세계 순위는 KB금융 68위, 신한금융 69위, 하나금융 84위다.

일본 3개 금융그룹의 자산과 순이익은 미쓰비시UFJ 2조4510억 달러·147억 달러, 스미토모미쓰이 1조5340억 달러·135억 달러, 미즈호 1조6700억 달러·94억 달러다. 세계 순위는 각각 10위, 17위, 21위다.

국내 금융그룹의 자산과 순익이 일본 금융그룹의 약 10분의1 수준에 불과하지만 경영진 연봉은 오히려 3배 가까이 된다. 국내 금융그룹 CEO들의 연봉은 세계 최대 글로벌 금융그룹인 미국 은행들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미국 대형 상업은행 중 웰스파고와 씨티 CEO의 연봉이 각각 793만 달러, 772만 달러로 국내 금융권의 2배를 넘었지만 뱅크오브아메리카(BoA·226만 달러)는 더 적었다.

세계 4위 BoA(순익 162억 달러), 6위 씨티(197억 달러), 8위 웰스파고(323억 달러)의 지난해 순이익이 국내 은행보다 10~20배 많은 점을 감안하면, 국내 금융그룹 CEO의 실제 연봉은 미국보다 높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국내 금융지주사 및 은행 CEO의 연봉이 지나치게 높은 이유는 이른바 '거수기' 사외이사가 보수체계를 결정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융지주사들은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평가보상위원회를 두고 CEO의 경영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해 보수를 책정하지만, 취지대로 운영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또 보수 산정기준이 구체적으로 공시되지 않는 등 투명성도 결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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