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문식 기자= 정기국회가 열린 지 3주가 지났지만 정치권 분위기는 여전히 침울하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만난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막힌 것을 뚫는 데는 둘 다 전문가”라고 자처했지만 실상은 ‘뚫느냐 뚫리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특히 여야 대표는 국회의 조속한 정상화 필요성에 뜻을 모았지만 이를 실천할 여야 원내 지도부 간 협상은 여전히 미지수로 남아 있다. 양측 원내 지도부 간 협상 재개에 대한 의사는 물론 각론에 대한 의견 접근까지는 아직 대화가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여야는 '말로만 국회 정상화'라는 비판 여론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새누리당은 국회에서, 새정치연합은 외부에서 일정을 진행하는 등 정치권은 여전히 한치 앞을 보기 힘든 안갯속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23일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야권을 향해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며 “두 대표의 말씀에 취지를 잘 새겨 꽉 막힌 정국이지만 최선을 다해 대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인내심을 가지고 이 문제에 대해 보다 진지하게 접근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저도 박영선 원내대표와의 회동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도록 하겠지만 그전 단계에서 두 채널(정책위의장과 원내수석부대표)을 더 가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다행스러운 것은 어제 당 대표하고 비대위원장 두 분이 그래도 ‘국회 정상화를 해야 하지 않느냐’ 하는 인식을 같이했다는 점은 환영한다”며 “앞으로의 방향성을 주는 것 같아서 대단히 도움이 됐다는 점을 확인하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새정치연합이 9월 26일 본회의를 아직까지 거부하고 있다. 현재 구속 중인 두 의원을 제외하고 국무위원인 국회의원까지 전원 출석하기로 돼 있다”며 당 소속 의원 전원 참석을 주문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현충원을 찾는 것을 시작으로 국회를 벗어나 민생행보 일정을 진행했다.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단은 이날 서울 마포구 성산종합사회복지관에서 현장 원내대표를 개최한 데 이어 백합경로당을 방문해 어르신들과 직접 간담회를 갖고 ‘경로당 냉난방비’ 확보를 약속했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부자 감세는 없다는 말로 위기를 모면하려 하고 있다”며 “부자 감세는 없다는 말에 자신이 있다면 맞장토론을 하자는 제안에 대해서는 아무런 답이 없다”고 날을 세웠다.
특히 여권을 겨냥해 “대통령선거 때 모든 어르신들에게 월 20만원씩 드리겠다는 약속으로 어르신 표를 얻어놓고 제일 먼저 노인연금 지급 공약을 파기하더니 집권 3년차 들어서는 경로당 냉난방비까지 전액 삭감했다”며 비판 입장을 견지했다.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도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고…이제는 국세를 대폭 증세하겠다, 이것이야말로 거꾸로 가는 제도이고 정부가 목적이 어디에 있는지를 분명히 보여주는 노골적인 증세"라며 "강력히 규탄한다"고 힘을 보탰다.